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악재 속에서도 흥행에 성공하는 영화들이 있다. 영화적 재미와 감동, 만듦새를 관객들에게 인정받아 대중성이 통했기 때문이다.
이달 19일 개봉한 영화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감독 저스틴 린, 수입배급 유니버설 픽쳐스)가 상영 5일 째인 오늘(23일)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파죽지세의 기운으로 나가고 있다.
23일 영진위 통합전산망 집계를 보면 ‘분노의 질주: 더 얼티메이트’는 이날 오전 11시 50분을 기준으로 100만 179명을 동원했다.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을 모은 것.


지난해 영화 ‘테넷’(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은 12일째, 올해 ‘소울’(감독 피트 닥터)은 16일째, ‘귀멸의 칼날: 무한열차편’(감독 소토자키 하루오)은 39일째에 각각 100만 관객을 돌파했던 바.
2019년 11월 개봉한 ‘겨울왕국2’(감독 크리스 벅 제니퍼 리) 이후 개봉 5일 만에 100만 관객 돌파 외화는 전무하기에 ‘분노의 질주9’의 흥행은 반가운 일이다.
또한 코로나 상황 속에서 지난해 한국영화 ‘반도’(감독 연상호), ‘소리도 없이’(감독 홍의정),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 ‘삼진그룹 영어토익반’(감독 이종필),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 등은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지난해 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사태가 2년째 장기화하면서 국내는 물론 전 세계 극장가가 침체기에 빠졌다. 이로 인해 넷플릭스 등 OTT가 대세로 떠올랐고 OTT 단독 개봉, 극장-OTT 동시 공개, OTT 드라마(숏폼 및 미디폼) 및 OTT 영화제작으로 눈을 돌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끝나더라도 극장 중심의 영화산업은 개편될 것으로 짐작된다. 한마디로 코로나19가 콘텐츠 산업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셈이다.
지난해부터 극장을 찾는 관객수가 확연하게 줄어들었고 신작을 선보이려고 했던 제작사 및 배급사들은 줄줄이 개봉을 미루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관객들이 극장에 들지 않는다’는 것을 이유로 개봉을 미룬 사태는, 오히려 국내 관객들이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을 떨어뜨린 결과로 이어졌다.
피해를 감수하더라도 개봉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국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이 지속될 텐데 들쭉날쭉 나오는 영화에 관객들이 관심을 가질 리 만무하다. 보고 싶어도 볼 만한 영화가 없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개봉 전 형성된 기대치 이하의 재미로는 더 이상 극장에서 살아남기 힘들게 됐다.
그럼에도 이같은 상황 속에서 국내외 일부 작품의 흥행 성공은 ‘볼 만한 영화는 관객들이 극장에서 본다’는 명제를 입증했다.
결과적으로 앞으로 극장에서 볼 영화와 OTT에서 감상할 영화의 구분이 더욱 더 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개봉을 앞둔 한국영화의 재고가 쌓일 만큼 쌓였기 때문에, 침체된 극장 산업은 향후 ‘양극화’를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수백억대 많은 예산을 들인 블록버스터 영화는 극장 개봉해 흥행에 성공하고, 대중적 재미와 작품성을 갖춘 중소규모의 상업영화, 독립영화만 손익분기점을 간신히 넘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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