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펙트 무산된 '안경 에이스', "기록 생각 전혀 안해...팀 패배 아쉬움 더 크다" [잠실 톡톡]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5.23 13: 17

“퍼펙트? 생각하지 않았다. 팀이 져서 아쉬움이 더 크다.”
롯데 자이언츠 박세웅은 지난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역사의 중심에 서 있을 뻔 했다. 박세웅은 6이닝 2피안타 1볼넷 4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6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내보내지 않는 등 퍼펙트 행진을 이어갔다. 비록 7회 올라와 허경민에게 안타, 김인태에게 볼넷을 내주며 무사 1,2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후 박건우에게 적시타를 맞으며 실점까지 허용했다. 무사 1,2루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뒤를 이은 김대우가 박세웅의 책임주자들을 모두 들여보내며 박세웅의 실점도 늘어났다. 그리고 팀도 3-4로 패하면서 아쉬움이 짙은 하루를 보내야 했다.
서튼 감독은 "박세웅이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준비하는 과정 봤을 때 잘 준비했고 과정들을 마운드 위에서 잘 실행했다.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이 높았다. 6회 동안 꽁꽁 묶었다"고 전했다.

22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7회말 롯데 선발 박세웅이 두산 선두타자 허경민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하자 코칭스태프가 마운드에 올라 다독이고 있다. /cej@osen.co.kr

23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박세웅은 기록을 의식하지는 않았다고. 그는 “팀이 이겼으면 좋았을텐데 패하다 보니까 아쉬움이 더 많이 남는 것 같다”면서 “기록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아무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8,9회였으면 생각이 했을텐데 6이닝이라서 큰 욕심도, 기대도 안했다. 7회도 잘 막아보자는 생각 뿐이었다”고 밝혔다.
기록적으로 6이닝 3실점이라는, 선발 투수가 채워야 할 최소한의 임무를 마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래리 서튼 감독, 이용훈 투수코치 등 모두가 인정한 인상적인 투구 내용이었다. 그는 “어제 초구 스트라이크 비율도 좋아서 카운트 싸움도 유리하게 가져갔다. 완급조절도 예전에는 슬라이더나 커브를 강하게 던진 게 많았는데 완급조절도 좋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코치님께서 오늘 정말 선발 투수다운 경기를 했다고 말씀을 해주셨다. 카운트 싸움이나 완급조절 모두 이전 경기들과 달리 인상깊게 보셨다고 해주셨다. 이제 다음 경기도 비슷하게 준비를 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체적으로 김준태와의 호흡도 완벽했다고. 그는 “사인을 보기 전에 이 구종을 던지겠다고 생각한 것이 있는데 그것에 맞게 사인도 잘 나왔다. 고개를 흔들고 다른 구종을 던질수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준태 형이랑 호흡이 좋았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세웅이 내려간 뒤 김대우의 실점 상황이 두고두고 아쉬울 터. 그러나 박세웅은 되려 김대우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그는 “내가 남겨둔 승계주자였고 뒤에 올라올 투수에게 주자 있는 상황에서 넘겨주는 것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내가 미안한 많이 더 크다. 대우 선배님이 실점을 해서 미안하다고 하셨지만 제가 더 선배님께 죄송해야 하는 상황이다”면서 “다음에는 뒤에 올라올 투수들이 편하게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내려가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팀은 최하위로 떨어져 있고 선발진도 부침을 거듭하고 있다. 선발진의 상황이 나아진다면 상승 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2017년 롯데의 가장 최근 가을야구 시즌은 박세웅의 커리어 하이 시즌이었다. 박세웅은 “선발 투수가 잘 던지는 날은 경기가 쉽게 풀리고 힘들면 팀의 결과도 안좋은 날이 많다”면서 “팀이 좋은 성적 냈을 때도 선발 야구 좋았다는 생각이 난다”고 밝혔다.
이어 "최대한 기복 없는 경기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하위권에 있지만 스트레일리는 워낙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고 프랑코도 이번에 좋은 결과를 냈다”면서 “나도 어제 팀이 지고 6이닝 3실점을 했다. 그래도 6회까지 좋은 결과를 냈다. 좋은 것만 생각해서 자신감 갖고 다음 경기 준비하면 올라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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