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완은 주 4회 정도 출장할 것이다.”
재정비에 들어간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 체제에서 10경기를 치렀다. 성적은 3승7패. 결과 면에서 달라진 점을 찾기는 힘들다. 그러나 선수 기용이나 과정 면에서는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일단 안방 구도에서 확연한 차이가 난다. 서튼 감독의 새로운 체제에서 가장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이다.
김준태-강태율의 1군 포수 구도는 지시완-김준태로 바뀌었다. 전임 감독 체제에서는 김준태의 출장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반면, 현재는 전임 체제에서 전력 외 취급을 받았던 지시완의 출장 비중이 더 많아졌다. 서튼 감독 체제에서 치른 10경기 중 지시완이 6경기에 선발 출장했고 김준태는 4번 나섰다.

앞으로도 이러한 출전 비중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서튼 감독은 “3연전 시리즈를 기준으로 지시완이 2경기, 김준태가 1경기에 나설 것이다. 일주일 6경기를 치르면 지시완이 주 4회 정도 선발 출장하게 될 것이다”고 포수 운영의 기조를 못박았다. 지난 2019년 말 한화와의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약 1년 반의 시간을 기다린 끝에 애초에 구상했던 프로세스가 제대로 실행되기 시작한 셈이다.
그동안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면서 재능을 발산시키지 못했던 지시완은 이제 콜업 이후 자신의 타격적 재능, 그리고 달라진 수비 능력을 그라운드에서 보여주고 있다. 지시완은 현재 12경기 타율 3할3푼3리(27타수 9안타) 1홈런 4타점 OPS .814의 기록을 남기고 있다. 아울러 도루 저지율 44.4%(5번 허용/4번 저지)로 상대의 주루 능력을 억제하고 있다. 도루 저지가 약점인 김준태를 상호 보완할 수 있는 능력의 포수가 등장했다. 주자가 누상에 나갔을 때 슬라이드 스텝이 느린 앤더슨 프랑코와의 호흡에서 기대가 될 수 있다.
지시완에게 주전 구도가 넘어갔다고 볼 수도 있지만 그렇다고 김준태에게 기회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22일 잠실 두산전 박세웅과 호흡을 맞추며 6이닝 퍼펙트 투구를 함께 이끌었다. 서튼 감독은 향후 박세웅의 등판 때 김준태와 호흡을 맞추게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담 포수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10경기에서 3승7패라는 아쉬운 성적을 남긴 서튼 체제다. 하지만 경쟁과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완전히 다른 모습을 기대하기 힘들지만 조금씩 달라지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