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투는 재앙' 양현종, 슬라이더&체인지업 통하지 않았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05.26 17: 04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33)이 시즌 최악의 투구를 했다.
양현종은 2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치러진 2021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3⅓이닝 5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7실점을 기록했다. 
그동안 선발투수로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줬던 양현종은 이날 에인절스 타선에게 완전히 공략당하는 모습을 보였다. 직구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지 못했고 슬라이더는 물론 지금까지 타자들의 타이밍을 완벽하게 뺏었던 체인지업도 위력적이지 못했다.

[사진] 텍사스 레인저스 양현종.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투구수 60구를 기록한 양현종은 포심(31구)-체인지업(17구)-슬라이더(12구)를 던졌다. 포심 최고 구속은 시속 91.2마일(146.8km)까지 나왔지만 평균 구속은 89.3마일(143.7km)에 머물러 이날 경기 전까지 기록했던 89.8마일(144.5km)에 미치지 못했다.
에인절스 타자들은 양현종의 슬라이더를 집요하게 노렸다. 1회말 선두타자 저스틴 업튼은 2스트라이크로 몰린 상황에서도 80.1마일(128.9km) 슬라이더를 받아쳐 홈런을 터뜨렸다. 4회에는 제러드 왈시와 테일러 워드가 슬라이더를 때려내 연속 적시타를 만들었다.
여기에 체인지업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양현종의 체인지업은 올 시즌 헛스윙 비율이 35.6%에 달했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14.3%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2회에는 왈시에게 1볼 2스트라이크에서 82.3마일(132.4km) 낮은 체인지업을 잘 던졌지만 홈런을 허용했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 양현종이 던진 것과 비교하면 이날 구위는 그다지 좋지 않았다. 커맨드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지난 등판에서는 패스트볼 커맨드가 되지 않은 대신 체인지업이나 변화구 커맨드가 효과적이어서 문제가 없었지만 오늘은 패스트볼도, 변화구도 양현종의 계획대로 던지지 못했다”라며 양현종의 부진에 아쉬워했다.
앙현종도 “실투가 확실히 많았다. 몰리는 공을 던지지 않기 위해 좀 더 신중하게 던진 것이 오히려 볼이 됐다. 오늘은 전체적으로 좋지 못한 피칭 내용이었다  포수인 (대니) 트레비노가 많이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포수에게 미안한 마음”이라며 자책했다.
카일 깁슨과 아리하라 고헤이가 부상을 당한 팀 사정상 양현종이 한 경기 부진했다고 해서 선발진에서 제외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우드워드 감독도 “양현종이 그동안 보여줬던 모습으로 다시 돌아올 것이라고 믿는다. 그것도 빨리 돌아올 것이다”라며 앞으로도 선발투수로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그렇지만 양현종의 팀내 입지가 그리 탄탄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양현종이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다음 등판에서 다시 한 번 자신의 기량을 증명해야 할 전망이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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