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도 인정한 '재능러 살림꾼', SD 우승 퍼즐 되어간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5.27 17: 49

‘재능러’의 진면목을 과시하고 있다. 어느 포지션에서도 제 몫을 해주면서 공백을 최소화하며 자신의 자리, 그리고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 레이스를 향한 퍼즐이 되어가고 있다. 김하성은 시나브로 자신의 존재감을 메이저리그에 각인시키고 있다.
샌디에이고와 4+1년 최대 3900만 달러라는 거액을 받은 ‘신인’ 김하성은 당초 기대와는 달리 스프링캠프를 거치면서 자리가 애매해지는 듯했다. KBO리그 유격수 자리를 평정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지만 유격수(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3루수(매니 마차도) 등 주 포지션에는 거물이 버티고 있었다. 그나마 2루수 주전 자리를 노릴 법했지만 지난해 신인왕 투표 2위에 오른 제이크 크로넨워스는 올해 ‘2년차 징크스’ 없이 주전 2루수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샌디에이고는 신구조화와 공격적인 트레이드로 올해 대권 도전에 나선 상태다. 다만 다양한 변수를 대처할 수 있는 역랑이 불투명했다. 아니나 다를까. 개막 이후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어깨 부상, 코로나19 확진 등의 부상 변수가 생겼고 매니 마차도도 어깨 부상으로 컨디션이 온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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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변수 속에서 김하성의 가치가 빛났다. 신인 자격으로 스프링캠프에서 확실한 눈도장을 받지 못하자 개막 이후 결장 경기가 많았다. 그러나 김하성은 타티스 주니어와 마차도의 공백을 충실히 채우면서 이제는 대권 도전의 퍼즐 중 하나가 되어가고 있다.
최근 샌디에이고는 9연승을 달리는 등 최근 10경기 9승1패로 질주하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LA 다저스와의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 경쟁에서 앞서가기 시작했다. 27일(이하 한국시간) 기준, 32승18패로 다저스, 샌프란시스코(30승 19패)와 1.5경기 차 지구 1위를 달리고 있다. 이 과정에서 김하성은 주전 자리를 충실히 채우는 것 이상의 역할을 해냈다.
MLB.com은 최근 2주 동안 뜨거웠던 신인들을 조명하면서 김하성의 이름을 포함시켰다. 매체는 “2주 동안 타티스 주니어의 유격수 자리와 마차도의 3루수 자리에서 차례로 교체해서 들어갔고 이 기간 팀은 10승2패의 성적을 거뒀다”면서 “5월 13일 이후 10개의 안타를 뽑아냈고 이 중 6개는 2루타 4개를 포함한 장타였다. 장타율은 2할5푼에서 3할2푼7리까지 뛰어올랐다. 또한 3개의 도루를 기록하면서 그의 스피드와 다재다능함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경쟁을 하고 있는 팀에 소중한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김하성의 활약을 설명했다.
김하성은 현재 공격에서는 타율 2할1푼1리로 제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김하성의 진짜 가치는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유틸리티 능력이다. 내야 어느 포지션에서도 평균 이상의 몫을 해내는 김하성의 수비력은 타격 성적이 다소 부진하더라도 꾸준히 중용을 받는 이유다. 타격 성적은 수비력에서 확인한 재능으로 곧 적응을 마치고 상승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다.
김하성의 내야 수비력은 기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수비력으로 막은 실점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인 디펜시브 런세이브(Defensive Run Saved)에서 2루수, 3루수, 유격수 모두 ‘플러스’를 기록 중이다. 평균 이상의 수비력을 기록하고 있다는 의미. 유격수로 가장 많은 이닝(149⅔이닝)을 뛰면서 +4, 3루수(81이닝)로 +2, 2루수(27이닝)도 +2의 지표를 기록 중이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전포지션에서 정상급 내야 수비 실력을 갖췄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백업 선수에게 연평균 보장 금액 700만 달러 규모의 연봉은 다소 과할 수 있다. 하지만 우승이라는 퍼즐 하나를 채우고 주전급 선수들의 이탈 변수를 극복해나갈 수 있는 선수의 존재는 연봉으로 환산할 수 있을까. 김하성의 천부적인 재능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인정을 받았고 팀에서 입지도 서서히 넓혀가고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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