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어이없는 주루플레이로 이닝을 강제 종료시켰다. 비록 승리는 거뒀지만, 앞으로 나와서는 안 될 플레이가 나왔다.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와 두산의 시즌 5번째 맞대결.
한화는 1회 1사 만루서 이성열의 1타점 내야땅볼로 선취점을 뽑은 뒤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다행히 마운드에서 선발 김민우가 7회까지 두산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1-0 리드가 이어졌지만, 3회 1사 1, 2루, 6회 2사 1, 3루 찬스 무산으로 살얼음판 승부를 이어가야 했다.

그런 가운데 8회 1사 후 노시환이 2루타와 3루도루, 이성열이 볼넷으로 1사 1, 3루 기회를 만들었다. 경기 막판 쐐기점을 뽑을 수 있는 절호의 순간이었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다득점을 위해 1루 주자 이성열을 대주자 유장혁으로 교체하는 승부수까지 띄웠다.
찬스서 등장한 타자는 김민하. 작전이 걸렸는지 홍건희의 초구에 번트를 시도했고, 그 순간 3루주자 노시환과 1루주자 유장혁이 동시에 움직였다. 그러나 번트가 헛스윙이 되면서 이미 스타트를 끊은 노시환이 3루와 홈 사이에서 런다운에 걸렸다.
일단 노시환은 런다운 플레이를 통해 시간을 끌며 1루주자 유장혁이 3루에 도달하는 걸 도왔다. 이제 임무를 다한 노시환은 태그아웃과 함께 더그아웃으로 들어가면 되는 상황.
그러나 노시환이 3루 베이스에 근접한 순간 갑자기 3루에 있던 유장혁이 돌연 2루 쪽으로 뛰기 시작했다. 유장혁이 출발한 순간 노시환이 투수 홍건희에게 태그아웃됐고, 유장혁마저 3루와 2루 사이서 런다운에 걸리며 순식간에 주자 2명이 누상에서 사라졌다. 이닝 종료였다.
노시환이 3루 베이스 근처에 온 걸 확인한 유장혁은 두산 야수진을 교란하며 자신을 포함 주자 2명을 모두 살리려는 의도를 갖고 3루를 떠난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이는 처참히 실패로 끝이 났다.
한화는 이후 8회 아쉬움을 딛고 9회 2점을 추가하며 두산에 3-0 승리를 거뒀다. 9회 추가점이 나와 망정이지, 이날 역전패를 당했다면 8회 플레이가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을 뻔 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