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겹결 홈터치였다.
KIA 타이거즈가 키움 히어로즈전 8연승을 달렸다. 27일 광주경기에서 1-4로 뒤지다 6회 4점을 뽑았고, 불펜의 철벽 계투를 앞세워 승리를 지켰다. 올해 키움전 5전 전승을 거두었다. 특히 승리 과정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장면이 있었다. 바로 홈플레이트 태그장면이었다.
4-1로 앞선 키움의 6회 공격. 프레이타스가 우중간 안타를 날리고 출루했다. 1사후 이용규가 우익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터트려 무사 2,3루. 흔들린 KIA 루키 장민기는 서건창을 볼넷으로 내보내 만루위기를 자초했다. 안타 하나면 사실상 승부가 끝나는 순간이었다.

KIA 내야진은 전진 수비를 펼쳤다. 김혜성의 빠른 타구를 잡은 2루수 김선빈이 홈에 볼을 뿌렸다. 경험이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약간 볼이 치우쳤다. 볼을 받은 포수 김민식은 의외의 플레이를 했다. 3루주자 프레이타스의 태그를 시도한 것이다. 프레이타스가 몸을 돌려 피하며 홈플레이트를 터치했다.
박기택 주심은 세이프를 선언했다. 그런데 KIA 더그아웃에서 김민식을 향해 무언가를 물었다. 김민식은 태그를 못했다는 제스쳐를 했다. 그러자 더그아웃에서 '홈플레이트를 찍었느냐?'는 손짓이 나갔다. 포스플레이인데 왜 태그플레이를 시도했느냐는 의미로 해석됐다.
윌리엄스 감독은 비디오판독을 요구했다. 판독결과 김민식은 팔을 뻗으며 홈플레이트 위에 글러브를 들이밀고 프레이타스를 태그하려는 장면이 나왔다. 순간 글러브가 홈플레이트를 닿은 것이 드러났다. 엉겹결에 포스아웃을 성공한 것이다. 심판진은 원심을 바꿔 아웃을 선언했다.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KIA는 박병호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최대의 위기를 벗어났다. 이어진 6회 공격에서 타자 일순하며 대거 4득점, 승부를 뒤집었다. 만일 6회 비디오판독을 하지 않고 넘어갔다면 희대의 상황이 벌어질 뻔했다. 김선빈의 탁월한 선택, 김민식의 혼란, 그것을 고쳐잡은 더그아웃의 비디오판독이 승부를 갈랐다고 볼 수 있다. 김민식은 십년감수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