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승 선두는 처음이지? 한화 토종 에이스 “순위표 캡처하려고요” [잠실 톡톡]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5.28 00: 04

한화 토종 에이스가 7이닝 무실점 역투를 앞세워 데뷔 처음으로 다승 공동 선두를 맛봤다.
김민우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5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 107구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3-0 승리의 주역이었다.
김민우는 경기 후 “백신 접종 이후 몸이 많이 안 좋아 걱정이 컸다. 경기 내용도 별로였다. 직구 제구가 흔들렸고, 밸런스도 좋지 않았다”며 “(포수) 최재훈 형 리드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 너무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민우 / backlight@osen.co.kr

24일 화이자 2차 접종 이후 정확히 어떤 후유증을 겪은 것일까. 김민우는 “이상하게 몸이 무겁고 가라앉는 느낌이었다. 어제(26일)까지도 좋지 않았다”며 “다행히 오늘 상태가 좋아졌다”고 밝혔다.
김민우의 이날 하이라이트는 1-0으로 앞선 7회였다. 볼넷과 안타로 무사 1, 3루에 처했지만, 대타 김인태와 장승현을 연달아 삼진 처리한 뒤 안재석을 풀카운트 끝 투수 땅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3루 한화 팬들은 더그아웃으로 들어오는 김민우를 향해 기립박수를 쳤다.
김민우는 “직구가 좋지 않아 4, 5회에는 슬라이더, 6, 7회에는 슬라이더와 포크볼을 섞었다”며 “7회 위기에서도 포크볼을 계속 던지기로 결심했다. 이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27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진행됐다.7회말 동점, 역전 위기를 막은 한화 선발투수 김민우가 동료들의 축하를 받으며 더그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21.05.27 / soul1014@osen.co.kr
다만, 원정팬들의 박수 소리는 느끼지 못했다. 김민우는 “너무 감사한데 보지 못했다. 너무 힘들어서 땅만 보고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김민우는 이날 승리로 6승 고지에 오르며 원태인(삼성)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2015년 프로 입단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아울러, 종전 5승(2018, 2020)을 넘어 한 시즌 개인 최다승 기록까지 경신했다.
김민우는 “지금까지 다승 1위를 해본 적이 없다”며 “일단 그것보다 개인 한 시즌 최다승을 해서 좋다. 오늘은 아이싱하면서 꼭 팀이 승리하길 기도하고 응원했다. 다승 1위는 이제 다시 못할 수도 있으니 순위표를 캡처해야 될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모자에 새긴 ‘버틴다, 이겨낸다, 승리한다’라는 문구도 호투에 도움이 됐다. 김민우는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던지는데 그게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이어졌다”고 흡족해했다.
백신 2차 접종 완료와 함께 다승 부문 공동 선두까지 오른 상황. 도쿄올림픽 출전으로 화룡점정을 찍으면 어떨까.
김민우는 “지금 내게 가장 중요한 건 다음 경기”라며 “좋은 결과를 내다보면 올림픽도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 당연히 가면 좋다”고 각오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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