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위해서!" 마노아 효심투…TOR 역사상 최고 데뷔전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5.28 11: 21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진정한 유망주 에이스는 네이트 피어슨(25)이 아닌 알렉 마노아(23)였다. 마노아는 신인 투수로 구단 최초이자 최고의 데뷔전을 만들었다.
마노아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브롱스 양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88구 2피안타 2볼넷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팀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최고 97.3마일(약 157km)의 포심과 95.6마일(약 154km)까지 찍은 싱커를 앞세워 양키스 타자들을 무력화 시켰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도 가미했다. 1회 선두타자 DJ 르메이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쉽지 않은 데뷔전을 예고했지만 이후 빠르게 안정을 찾았고 기대 이상의 데뷔전을 치렀다. MLB.com은 “마노아는 계속해서 상대를 놀라게 했다. 양키스 타자들이 계속 추측했던 4개의 구종을 갖고 스트라이크존을 찾아서 공략했다. 마노아가 허용한 타구 13개 중 단 2개 만이 강한 타구(타구 속도 95마일 이상)였고 타자들의 42번의 스윙 중 13번이 헛스윙이었다. 31%의 퍼센트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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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유망주는 네이트 피어슨이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레벨에서의 활약을 앞두고 팔꿈치, 사타구니 등 잦은 부상으로 날개를 펴지 못하고 있다. 피어슨을 향한 기대치는 점점 내려왔다. 하지만 최고 유망주의 자리, 그리고 기대치를 마노아가 가져왔다. 그리고 마노아는 자신을 향한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하는 데뷔전을 펼쳤다.
마노아의 데뷔 시기, 그리고 데뷔전 기록 모두 역대급이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전체 11순위로 지명된 마노아는 2년도 되지 않아 데뷔전을 치렀다. MLB.com에 따르면 토론토 구단에서는 지난 2009년 5월 6일 데뷔전을 치른 좌완 브렛 세실(2007년 드래프트) 이후 가장 빨리 데뷔전을 치른 선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정을 지켜보면 더욱 놀랍다. 2019년 마이너리그 단 35이닝만 소화했을 뿐이다. 그리고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마이너리그 자체가 열리지 않았다. 실전 감각 회복과 잠재력 상승 등이 쉽지 않았지만 올해 트리플A 버팔로 비손스에서 18이닝 1실점, 27탈삼진의 호투를 펼치며 이날 데뷔전을 치렀다.
아울러 토론토 구단 공식 SNS는 “마노아는 토론토 역사상 6이닝 이상 소화하면서 무실점과 7탈삼진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라고 설명하며 역사적인 데뷔전을 치른 마노아를 홍보하기에 바빴다.
구단 역사로도 역대급 데뷔전인 셈. 앞서 마노아보다 더 빠른 시점에 메이저리그에 콜업해 데뷔전을 치른 브렛 세실은 데뷔전 6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1자책점)을 기록했다. 아울러 토론토 역사상 최고의 투수 중 한 명인 로이 할러데이도 1998년 데뷔전에서 5이닝 8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3실점(2자책점)에 그쳤다. 대신 할러데이는 데뷔 두 번째 경기에서 9이닝 1피안타 8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을 거두며 데뷔 첫 승을 따낸 바 있다.
구단 역사에서도 이름을 남길 데뷔전을 치른 마노아의 데뷔전 호투 원동력은 가족들, 특히 모친 수사나였다. 이날 데뷔전에 모친을 비롯해 친구들이 야구장을 직접 찾았고 마노아는 이들 앞에서 감격의 데뷔전 승리를 따냈다. 경기 후 MLB.com 등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마노아는 어머니를 향한 존경과 고마움을 연신 표시했다.
그는 “어머니는 나와 동생들을 키우고 먹이기 위해 저녁을 드시지 않는 것을 보았다. 그런 일들로 나는 어머니에게 모든 세상을 줄 것이고 어머니를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다. 어머니는 나에게 영감을 주는 분이다”면서 “어머니는 나에게 매일 열심히 일하는 방법을 가르쳐줬고 꾸준히 계속 해나가는 것, 경쟁하는 법을 가르쳐줬다. 나의 아버지와 형제들 모두다. 모두 더할나위 없이 감사하다. 오늘 승리는 가족들을 위한 것이다”고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이어 “오늘 우리 가족들 모두를 껴안고 싶다. 제가 오늘 가장 즐길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가족들 모두 이 곳에 있었다. 가장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잊을 수 없는 하루를 선물한 가족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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