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루사 3개, 도루 실패 2개. 주루에서 무려 5개의 미스가 나왔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오히려 박수를 쳤다. "최고의 경기였다"며 선수들의 두려움 없는 플레이를 칭찬했다.
한화는 지난 28일 대전 두산전에서 3-0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주루에서 미스 플레이가 속출했다. 2회 조한민, 6회 이성열, 8회 유장혁이 주루사로 잡혔다. 정진호와 노시환은 각각 4회와 8회 도루 실패로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특히 8회 1사 1,3루 찬스에서 유장혁과 노시환의 연이은 주루 미스와 더블 아웃으로 황당하게 이닝이 끝났다.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전혀 개의치 않아 했다. 28일 대전 SSG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가진 수베로 감독은 "그만큼 많은 주루 플레이를 한 것이 흡족하고, 흥분된다. 결과는 안 좋았지만 성장에 포커스를 맞추면 주루 측면에서 어제가 최고의 경기였다. 잠시 후 선수들과의 미팅에서도 그렇게 이야기해줄 것이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수베로 감독은 "조한민이 1루에서 2루를 돌아 3루로 갈 때 조금도 주저하는 모습이 없었다. 아웃이 되긴 했지만 두산 외야수(박건우)의 송구가 좋았다. 노시환도 1루에서 3루까지 투베이스를 갔다. 스프링캠프 첫 날부터 선수들에게 강조한 부분이다. 선수들이 메시지를 잘 파악하고 이행한 점이 중요하다. 상대로 하여금 단타에도 투베이스 가는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베로 감독은 "정진호가 첫 도루 시도는 아웃됐지만 다음 기회에 성공했다. 노시환도 발이 아주 빠르진 않지만 상대 투수에 대한 정보를 갖고 2루에서 3루 도루를 했다. 두려움을 없애는 과정을 선수들이 충실히 따라주고 있다. 팀도 개인도 발전할 수 있는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다만 8회 1사 1,3루, 스퀴즈 실패 후 이어진 더블 아웃 과정은 황당했다. 상대 투수 홍건희의 원바운드 공이 나오면서 김민하의 수어사이드 스퀴즈가 실패로 돌아갔고, 3루 주자 노시환이 런다운에 걸렸다. 그 사이 1루 주자 유장혁이 2루를 지나 3루까지 갔지만 노시환이 3루 쪽으로 붙자 갑자기 2루로 귀루하고 말았다. 노시환과 유장혁이 차례로 태그 아웃되면서 허무하게 이닝이 끝났다.
이 장면에 대해 수베로 감독은 "두산 수비수가 홈에 4명 있었고, 2루에는 1명 있었다. 유장혁이 조금 더 일찍 2루로 돌아갔으면 좋았을 것이다. 노시환도 3루 베이스 앞에 두산 수비수가 막고 있어서 주루 방해로 상황을 빠져나갈 수 있었는데 수비수 앞에서 멈춰 태그 아웃된 것도 미스로 본다. 이 부분에 대해 이닝을 마친 뒤 피드백을 해줬다"고 밝혔다.

어이없는 더블 주루사로 이닝이 끝났지만 한화는 그 다음 수비에서 '필승조' 강재민이 1이닝을 깔끔하게 막아줬다. 수베로 감독인 이 부분을 키포인트로 삼았다. 그는 "스퀴즈는 실패했을 때 경기 흐름을 내줄 수 있는 리스크 있는 플레이다. 그 다음 수비에서 첫 타자 사대가 중요한데 강재민이 어수선할 수 있는 상황을 깔끔하게 막아줬다. 그런 점에서 강재민의 투구를 칭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