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가 지난 겨울 박계범, 강승호에 이어 또 다시 발전 가능성이 큰 보상선수를 지명했다.
두산은 지난 28일 FA 자격을 얻어 NC 다이노스로 이적한 투수 이용찬의 보상선수로 투수 박정수를 택했다. 이용찬이 FA A등급으로 분류되면서 두산은 NC로부터 박정수와 함께 이용찬의 직전 시즌 연봉(4억2천만원)의 200%인 8억4천만원을 받는다.
두산이 NC의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건네받은 건 지난 25일. 두산 김승호 운영부장은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NC에서 나름 필요한 선수들을 방향성을 갖고 잘 묶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말해 NC가 필요로 하는 선수들을 다 명단에 포함시켰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두산이 처음부터 투수를 뽑으려고 했던 건 아니었다. 포지션을 제한하지 않은 채 여러 가능성을 두고 검토를 거듭했는데 그 중 박정수의 이름이 가장 눈에 띄었다. 김 부장은 “김태형 감독님이 먼저 투수를 말씀하셨고, 당장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로 박정수가 가장 낫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정수보다 이름값이 더 있고, 장점이 많은 선수도 택할 수 있었지만,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선수가 바로 박정수였다”는 뒷이야기를 덧붙였다.
박정수는 야탑고를 나와 2015 KIA 2차 7라운드 65순위로 입단한 우완 언더핸드 투수로, 입단 초부터 훈훈한 외모와 함께 꽃미남 투수로 주목을 받았다.
데뷔 첫해 19경기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5.53을 남긴 박정수는 2016~2017년 경찰 야구단에서 일찌감치 병역을 해결했다. 이후 지난해 8월 트레이드를 통해 문경찬과 함께 NC로 둥지를 옮겼고, 올 시즌 대체 선발로 3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 평균자책점 3.94로 순항 중이었다.
박정수는 두산에서 어떤 보직을 맡게 될까. 김 부장은 “감독님이 결정하겠지만, NC가 필요로 할 때 선발 역할을 잘한 선수다. 또한 스윙맨, 롱릴리프, 중간도 모두 가능하다”는 플랜을 밝혔다.
이영하, 유희관의 부진과 아리엘 미란다의 기복을 겪고 있는 선발진에 박정수가 정착에 성공한다면 보다 안정적인 로테이션 운영이 가능해진다.
이번 보상선수 지명은 1989년생 이용찬 대신 1996년생 박정수를 데려오는 세대교체의 성격도 띠고 있다. 결국 이번에도 프랜차이즈 선수를 놓쳤지만, 그래도 잠재력이 풍부한 젊은 투수를 영입하며 마운드 리빌딩의 초석을 다졌다.
김 부장은 “자연스러운 투수 세대교체도 염두에 둔 선택이었다. (박정수는) 나이가 어린데 군 문제를 해결한 상황”이라며 “선수가 군 복무 이후 더 나아진 모습을 확인했다. 두산에서 적응을 완료했을 때 충분히 더 업그레이드가 될 것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