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ERA 6.55 vs 원정 ERA 4.57...‘사직 디버프’ 안방이 불편한 투수들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5.29 11: 10

홈그라운드의 이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는 롯데 투수들이다  구장의 특성이라고 볼 수 있지만 정규시즌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르는 홈구장이 롯데 투수진에는 고민거리다.
롯데는 현재 리그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42경기 15승27패다. 감독 경질 등 충격 처방도 현재는 전혀 먹혀들지 않는 모양새다. 롯데의 부진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투수진의 부진이 가장 뼈아프다. 선발과 불펜 가리지 않고 부진하다. 현재 평균자책점 5.58, 피OPS .812, 피홈런 46개 등 투수 부문 대부분의 지표가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그런데 절반을 치른 홈 그라운드, 사직구장에서 전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홈 승률은 .286(6승15패)으로 리그 최하위다. 오히려 원정에서 승률 .429(9승12패)로 더 좋은 성적을 기록 중이다. 투수진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홈 승률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롯데 선수들이 훈련에 앞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올해 사직에서 치른 21경기에서 총 41개의 홈런이 터졌다. 경기 당 1.95개다. 창원(2.94개), 대구(2.38개), 인천(2개)에 이어 경기 당 2개에 육박하는 홈런이 터졌다. 그리고 롯데 투수진은 최대 피해자다.
롯데 투수진의 사직구장 평균 자책점은 6.55, 피안타율 3할6리, 피OPS .865로 팀의 시즌 기록보다 훨씬 좋지 않다. 그리고 41개의 사직구장 홈런 중 25개를 상대에게 허용했다. 롯데 타자들이 친 홈런은 16개로 훨씬 적었다.
그런데 사직구장을 벗어나면 리그 상위권의 투수진으로 변모한다. 원정 평균자책점은 4.57, 피안타율은 2할5푼1리, 피OPS는 .753에 불과하다. 사직구장에서의 부진이 결국 롯데의 성적 부진의 이유로 꼽을 수 있다.
사직구장은 리그에서 대표적인 타자 친화 구장이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의하면 올해 사직구장의 홈런 파크팩터는 1021이다. 1000을 기준으로 넘어가면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라는 데이터가 수집이 된다. 좌우 95m, 중앙 118m로 비교적 작은 규모의 구장이다. 4.8m의 담장 높이로 착시 효과가 일어나지만 타구장에서는 잡힐 수 있는 타구가 넘어가거나 혹은 2루타로 연결되는 상황이 잦다.
현역 시절 사직구장에서 유독 강해 ‘사직택’이라고 불렸던 박용택 KBS n스포츠 해설위원은 최근 중계방송에서 “사직구장의 높은 담장이 타자들에게는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다”며 사직구장이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라는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홈구장의 특성에 걸맞게 투수들도 훈련을 받고 경기 플랜을 수립해야 한다. 공이 뜨면 장타로 연결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구단은 실제로 땅볼 유도형 투수들을 많이 육성 하려고 했다. 불이익을 최대한 줄여보려는 노력이었다. 올해 롯데 투수진은 평균 1.08의 땅볼/뜬공 비중을 기록 중이다. 리그 4위권이다. 하지만 홈구장에서 이러한 특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중이다. 홈에서는 땅볼/뜬공 비율이 정확히 1대1이다. 원정에서는 1.17로 높은 편이다.
구단도 구장의 특성이 팀 투수들에게 가혹한 환경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불이익을 최소화할 수 있는 플랜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다. 그는 “투수 파트에서 개개인에게 맞는 투수 성장 프로그램 짜면서 연구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기간에 해소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그러나 사직구장의 신축 혹은 대대적인 리모델링이 없다면 롯데 투수진은 끊임없이 구장과 투수들 간의 부조화를 해소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으면서 시즌을 치러야 한다. /jhrae@osen.co.kr
30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5회초 1사 만루 마운드를 방문한 롯데 이용훈 코치와 포수 김준태가 박진형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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