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의 레전드 김태균(39)이 통산 2015경기로 커리어를 마무리했다.
김태균은 은퇴식과 등번호 52번 영구결번식이 열리는 29일 대전 SSG전에 4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했다. 지난해를 끝으로 공식 은퇴했지만 올해부터 KBO리그에 도입된 은퇴 경기 선수 특별 엔트리로 깜짝 등록됐다.
김태균은 신인 시절 입었던 빨간색 올드 유니폼을 착용하고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김태균뿐만 아니라 한화 모든 선수단이 'THANK YOU TK'라는 마킹과 등번호 52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함께했다.

김태균은 현역 때처럼 덕아웃 앞에서 방망이를 휘두르며 경기를 준비했다. 1루 미트를 착용하고 노시환과 캐치볼도 했다. 장내 아나운서의 라인업 소개 때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등장해 환호를 받았다.

모자를 벗어 팬들에 인사를 한 김태균은 두 딸의 시구와 시타를 함께했다. 첫째 딸 효린 양이 마운드에서 시구를 했고, 둘째 딸 하린 양이 아버지 김태균의 도움으로 배트를 들고 타석에 섰다.
시구시타를 마친 뒤 김태균은 1루로 돌아갔다. 이어 정식 경기를 하듯 허리를 숙여서 수비 동작을 취했다. 심판이 플레이볼을 선언한 순간 1루 덕아웃에서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나와 선수 교체를 알렸다. 선발 출장한 한화 수비수들이 마운드에 모여 김태균과 함께 파이팅을 외쳤다.
지난해 은퇴를 할 때부터 "후배들의 소중한 기회를 뺏고 싶지 않다"며 은퇴 경기를 사양했던 김태균은 결국 마지막 타석 없이 라인업 카드에만 4번타자 1루수로 남았다. 마지막까지 후배들을 위해 타석에 들어서지 않고 마무리했다. 후계자로 꼽히는 노시환이 김태균의 4번 타순에 교체로 들어갔다. 김태균은 노시환과 진한 포옹을 나눴다.

교체 후 다시 한 번 큰 박수를 받은 김태균은 아내 김석류 씨, 두 딸과 기념 촬영을 했다. 상대팀 SSG에서도 축하 꽃다발을 전했다.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 추신수, 한화에서 함께 뛰었던 이태양과 포옹을 나눴다. 이어 1루 덕아웃에 도열한 한화 선수들과 일일이 손 잡고 악수를 나누며 그라운드와 작별했다.
코로나19로 관중 입장이 30%로 제한됐지만 3900명의 만원 관중들이 김태균에게 뜨거운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김태균 은퇴 기념 올드 유니폼도 총 1010장이 완판됐다. 온라인에서 1차 200장, 2차 310장이 판매됐고, 오프라인에서도 28~29일 모두 250장씩 판매됐다. 경기 전부터 팬들이 매장 앞에서 길게 줄을 섰고, 올픈 1시간30분 만에 와난됐다.
한편 이날 김태균의 출장은 정식 기록으로 집계된다. 지난해까지 통산 2014경기를 뛰었던 김태균의 공식 출장 기록도 2015경기로 남게 됐다. KBO리그 역대 12위 기록. 통산 성적은 타율 3할2푼(6위), 2209안타(3위), 311홈런(12위), 1358타점(3위) 1141볼넷(2위)이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