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론이 지배하는 스포츠 야구다. 하지만 어쨌든 결과가 좋으면 모든 것을 좋게 마무리할 수 있다. NC 다이노스는 결과적으로 더블헤더에서 절묘한 경기 운영을 펼쳤고 의미 있는 소득을 얻었다.
NC는 2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더블헤더 2경기에서 1승1무를 기록했다. 1차전은 0-9로 뒤지다 10-10 무승부를 만들었다. 그리고 2차전은 6-2로 완승을 거뒀다.
사실 1차전 무승부는 NC에 행운이 따랐다. 경기 초반 선발 송명기가 와르르 무너졌다. 5이닝 9실점을 기록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헌납했다. NC의 패배 분위기가 짙었다. 6회초 3점을 추격하며 9-3까지 스코어를 추격했지만 더 이상 무리하지 않으려고 했다. 6회초 박석민 타석에서 박준영을 대타로 투입한 것을 시작으로 6회말 수비 때 이명기, 나성범, 알테어, 노진혁 등 주전급 선수들을 대거 벤치로 불러들이고 백업 선수들을 투입했다. 2차전을 대비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7회부터 경기가 묘하게 흘러갔다. 롯데의 실책성 플레이가 시작이었다. 그리고 경기에 남아 있던 남아 있던 주전 선수들인 강진성, 박민우, 양의지, 김태군이 활약을 하면서 야금야금 추격했다. 7회에만 4점을 내면서 7-9까지 따라붙었다. 이후 8회초 김태군이 추격의 솔로포를 때렸고 9회초 양의지가 역전 투런포를 발사하면서 9점 차를 뒤집으며 리드를 잡았다. 비록 9회말 마무리 원종현이 동점을 허용하면서 경기는 10-10 무승부가 됐지만 NC 입장에서는 거의 다 내줬다고 생각한 경기를 동등한 상태에서 끝냈다. 주전들은 또 일찌감치 경기에서 빠지며 2차전을 대비할 여력을 만들었다.
NC는 1차전에서 조기 교체된 주전 선수들이 다시금 2차전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조기 교체가 나름의 이득으로 작용했다. 만약 1차전에서 추격만 하다가 패했고 2차전까지도 내줬을 경우 ‘1차전 주전 선수들을 왜 조기에 교체했냐’는 결과론적인 비판이 따라올 수 있었다.
하지만 1차전에서 체력을 비축한 주전 선수들은 2차전에서 맹활약했다. 승리를 이끄는 맹활약을 펼쳤다. 2회초 양의지와 알테어가 연속 안타로 기회를 잡은 뒤 박석민이 2타점 2루타를 뽑아내며 선취점이자 결승점을 만들었다. 그리고 강진성의 중전 적시타가 더해지며 3-0의 리드를 잡았다.
7회에도 1차전 빠르게 교체된 이명기와 나성범, 그리고 박석민이 다시 점수를 합작했다. 7회초 1사 후 이명기의 중전 안타와 나성범의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뽑았다. 양의지의 볼넷, 알테어의 사구로 만들어진 1사 만루에서는 박석민이 다시 한 번 2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승부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박석민은 4타수 4안타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선발 드류 루친스키와 함께 승리의 쌍끌이었다.
경기 후 박석민은 "더블헤더로 힘든 상황에 모든 선수들이 열심히 해줬다. 1차전에서 0-9로 지고 있는 상황에 어린 선수들이 끝까지 따라가 주면서 분위기를 가져왔다"면서 "2차전에서 루친스키 선수가 마운드에서 잘 이끌어줬고, 앞에 타자들이 출루를 많이 해주면서 중요한 상황에 타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받은 것 같다. 힘든 하루였지만 잘 마무리 할 수 있어서 기쁘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