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감으니 민호 형 미트밖에 안 보여" 최채흥의 잠 못 이루는 밤 [오!쎈 대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1.05.30 14: 46

지난 29일 대구 두산전에서 시즌 첫 승을 신고한 최채흥(삼성)은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고 털어놓았다. 뒤늦게 첫 승 달성에 성공했지만 만족보다 아쉬움이 더 컸기 때문이다.
30일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최채흥은 “잠을 못 잤다. 오늘 8시 30분에 출근인데 새벽 5시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눈 감으니 (강)민호 형 미트밖에 안 보이고 가운데 던진 것만 계속 떠오르고 그래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2회까지 제구도 생각만큼 잘 되었고 마음에 들었는데 3회부터 집중력이 흐트러졌는지 원하는 대로 던지지 못하고 구속도 더 떨어지고 많이 아쉬웠다. 3회부터 어떻게 던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29일 오후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렸다.1회초 삼성 선발 최채흥이 마운드에 올라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21.05.29 /ksl0919@osen.co.kr

그렇다고 긍정적인 요소가 없는 건 아니다. 최채흥은 “조금씩 더 좋아지고 있다는 건 반가운 소식이다. 잡아나가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생각된다”고 내다봤다.
지난해 11승 6패(평균 자책점 3.58)를 거두며 커리어 하이 시즌을 완성한 최채흥은 “지난해 좋았을 때 비하면 60% 수준이다. 원하는 코스에 던질 수 있는 밸런스가 돼야 하는데 그게 조금 안 되는 것 같다. 체력적인 문제는 없다. 밸런스 한 포인트를 찾아야 하는데 그걸 찾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2016년부터 5년 연속 가을 잔치에 초대받지 못했던 삼성은 올해 선두 경쟁을 할 만큼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최채흥은 “팀이 잘하니까 더 부담된다. 승차가 벌어질 수 있도록 보탬이 돼야 하는데 나갈 때마다 제 마음이 불안하니 팀에 미안하다. 민호 형은 더 편하게 하라고 이야기하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동료들에 대한 고마움도 빼놓지 않았다. 최채흥은 “항상 야수들에게 고맙다. 제가 잘 던져 이기는 경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항상 야수들이 도와준다. 어제 워낙 도움을 많이 받아서 커피는 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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