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봄바람에 위축…표류하는 '포스트 이대호', 6월에는 달라질까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5.31 06: 04

지난해 확실히 알을 깨고 도약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적어도 올해 4월까지는 이러한 평가는 유효했다. 하지만 5월 들어서 다시 한 번 곤두박질치고 있다. 4년째 반복되는 패턴이다.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한동희(22)는 또 갈림길에 섰다.
지난해 한동희는 데뷔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다. 그리고 유망주의 알에서 깨어나는 듯한 활약을 펼쳤다. 135경기 타율 2할7푼8리 17홈런 67타점 OPS .797의 기록을 남겼다. 타격 전부문에서 커리어 하이였다. 시즌 초반 부진에도 잠재력을 믿고 기용한 허문회 전 감독의 뚝심이 낳은 결실이기도 했다.
올해 개막 이후 4월 한 달 간은 지난해의 기세를 이어가는 듯 했다. 4월까지 타율 2할9푼5리(78타수 23안타) 4홈런 19타점 OPS .934로 거포에 걸맞는 아름다운 스탯과 생산력을 보여줬다.

210511 롯데 한동희 /sunday@osen.co.kr

그런데 5월의 봄바람에 한동희는 휘청거렸다. 5월 현재 19경기 타율 1할6푼2리(68타수 11안타) 2홈런 8타점 OPS .548의 심각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타석에서 망설임이 잦아졌다. 스트라이크는 놓치고 볼에 스윙을 하기 일수였다. 타격하기 쉬운 공보다 누가봐도 타격하기 힘든 공에 자주 배트가 나갔다. 슬럼프 기간에 나오는 전형적인 타격 모습이었다. 현재 시즌 성적은타율 2할3푼3리(146타수 34안타) 6홈런 27타점 20득점 OPS .757까지 떨어졌다. 
한동희의 5월 부진은 사실 매년 반복되어 온 패턴이다. 데뷔 이후 4년 동안 월간 성적 중 가장 나쁜 시기가 5월이었다. 3월 타율 1할8푼(50타수 9안타) OPS .428을 기록했지만 표본이 15경기로 적다. 그러나 5월은 어느 정도 표본이 쌓인 상태다. 47경기에서 타율 1할9푼9리(161타수 32안타) 3홈런 13타점 OPS .574에 그쳤다.
5월의 부진과 슬럼프를 여기서 이겨내고 지난해 보여준 활약을 되찾느냐, 아니면 미완의 유망주로 되돌아가느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한동희의 잠재력은 모두가 알고 있다. 사령탑이 바뀌어도 한동희이 재능과 잠재력에 대한 믿음은 다르지 않다. ‘포스트 이대호’의 자리를 물려받아야 할 재목이자, 롯데의 야수 유망주 육성 성패의 상징과도 같은 존재다.
래리 서튼 감독은 한동희의 부진을 지난해 활약에 따른 상대 견제를 받고 있고 이에 따라 다시 변화하고 있는 과도기라고 분석했다. 서튼 감독은 “한동희는 지난해 성공을 한 선수다. 하지만 작년의 성공으로 투수들도 한동희를 상대로 다른 패턴으로 견제를 하며 조정을 해서 투구를 펼치고 있다”면서 “한동희도 투수들의 달라진 승부에 조정을 거치는 과정이라고 보면 된다”면서 현재의 부진을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1년 반짝 활약을 한 만년 유망주로 남을 것인지, 아니면 고난을 이겨내고 팀의 핵심 타자로 성장할 것인지는 과도기가 얼마나 짧게 지나가느냐에 달려 있다. 일단 그동안 부진했던 5월이라는 시간은 지나갔다. 한동희는 다가올 6월, 타석에서 다른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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