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타겸업’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의 인기가 내셔널리그 샌프란시스코에서도 입증됐다.
오타니는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1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 대타로 출전해 볼넷 1개를 골라냈다. 시즌 타율은 종전 .263를 그대로 유지.
이날은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에인절스와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샌프란시스코와의 인터리그 2연전 첫 경기였다. 장소가 샌프란시스코의 홈인 오라클파크로 정해지며 지명타자 제도 없이 투수가 타선에 포함됐다. 따라서 지명타자로 나서는 오타니는 선발에서 제외. 경기 도중 외야수 기용 가능성도 있었지만, 오라클파크는 바닷바람 영향으로 외야 수비가 까다로운 곳이다.
![[사진] 21.06.01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1/06/01/202106011734773205_60b5f32717ccc.jpeg)
오타니는 1-6으로 뒤진 9회초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대타로 등장해 볼넷을 기록했다. 옛 동료 닉 트로피아노를 상대로 볼 3개를 연달아 골라낸 뒤 3B-1S에서 바깥쪽으로 빠진 싱커에 방망이를 참았다.
샌프란시스코 팬들은 트로피아노의 5구째 싱커가 볼이 되자 야유를 보냈다. 일부 팬들은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자주 만날 수 없는 오타니의 타격을 보지 못한 아쉬움이었다. 현지 중계 캐스터는 “팬들은 그가 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했다. 특히 1-6으로 뒤진 3B-1S 상황이었기에 더욱 그랬을 것”이라고 야유의 의미를 설명했다.
상대 선수도 홈팬들의 야유를 이해했다. 이날 4회 역전 투런포를 날린 에반 롱고리아는 “팬들은 확실히 오타니가 뛰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한다. 나 역시 그런 모습을 보고 싶었다”며 “오타니는 세대에 1명 나올까말까 한 선수로, 뭐든지 할 수 있는 재능을 갖고 있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다만, 그렇다고 오타니가 샌프란시스코 상대로 맹타를 휘두르길 바라는 건 아니다. 롱고리아는 “오타니가 라인업에 없어서 기뻤다. 솔직히 말해 그가 선발로 나서지 않아 우리 투수진이 더욱 수월하게 투구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야구 매체 풀카운트는 “지명타자 제도가 없는 내셔널리그서 2연전이 열리며 오타니는 2일도 벤치에서 출발할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샌프란시스코 팬들이 오타니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드는 것”이라며 “(오늘 야유는) 미국에서의 오타니 인기를 느낄 수 있는 장면이었다”라고 평가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