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민 "고대 자퇴 취소 문의"→윤여정 동생 "원동력=어머니"('유퀴즈')[종합]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1.06.02 22: 52

배우 박정민에 윤여정의 친동생 윤여순 씨가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떴다. 
2일 오후 전파를 탄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특집으로 꾸려졌다. 
먼저 나온 배우 박정민은 “제가 ‘유퀴즈’ 엄청 팬이다. 영화 홍보 때문에 상의하다가 ‘유퀴즈’ 나가고 싶다고 했다. 근데 영화 ‘기적’ 개봉이 밀려서 얘기 안 하겠다. 최근에는 단편 영화 연출하면서 지냈다. 오늘은 운동하고, 곤드레 닭가슴살 밥 먹고 왔다”고 엉뚱하게 인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그는 수재 출신이었다. 박정민은 “중학교 떄까지 전교권을 유지했고 명문 고등학교에 갔다. 어렸을 때부터 공부를 못하면 엄마한테 혼났다. 고등학교 때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서 영화과를 지원했는데 한예종에 떨어졌다. 그래서 수능을 보고 고려대에 갔다”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이어 그는 “고려대에 간 다음 자퇴하고 한예종에 다시 지원했다. 부모님이 한 번 잡으셨지만 이미 자퇴서를 낸 후였다. 하지만 고대 자퇴하고 후회도 했다. 자퇴가 취소 되는지 전화 문의도 했다. 한예종에선 재능이 없다는 걸 느꼈다. 저는 평범하게 자라서 공부 열심히 하다가 대학 왔는데 튀는 사람들을 내가 뛰어넘을 수 없겠구나 피해의식을 느꼈다”고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이후 배우 박원상과의 인연으로 극단 차이무의 스태프 일을 하게 된 박정민은 2011년 영화 ‘파수꾼’으로 데뷔했다. 박정민은 “뛰어나게 연기를 잘한다는 학생이 아니었는데 캐스팅이 돼서 주목 받게 됐다. 작품이 업계에서 좋은 평가를 얻었고 이제훈이라는 배우가 대중에게 주목 받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사실 ‘파수꾼’ 촬영 때 저는 긴장을 너무 했는데 이제훈이 너무 연기를 잘했다. 이제훈의 에너지에 압도 당해서 아무것도 못하고 돌아온 내 자신이 한심했다. 첫날 그 자극이 없었다면 그 영화가 나오고 나서도 저 역시 주목 못 받았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 이후로도 박정민은 5년간 무명 생활을 견뎌야 했다. 그는 “될 놈은 된다는데 난 안 되는 놈인가 싶었다. 부정적인 감정에 휘둘린 5년이었다. 배우는 뭘 연습해야 하나? 자학을 하고 냉소적인 사람이 됐다. 그만하려고 그랬다. 유학 가려고 했다. 오피스테 전세금을 빼서 도망을 가야겠다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그때 이준익 감독님 영화 캐스팅 전화를 받았다. 안 믿었는데 마지막으로 제안을 받았고 그게 결과가 좋았다. ‘동주’였다”며 “하지만 제가 감탄한 연기는 많이 없다. 극장 가서 제 연기를 안 본다. 시사회 때 보고 마는데 유일하게 극장에서 본 건 ‘그것만이 내 세상’이었다. 피아노 치는 장면에 울컥하게 되더라”고 부연했다.  
이어 86세 플랭크맨 김영달 씨가 등장했다. 그는 “원래 마라톤을 했다. 그런데 점점 다리에 힘이 빠지더라. 그러다가 플랭크 영상을 봤다. 전신 근육이 되더라. 처음엔 10초도 간신히했다. 일주일에 1초씩 올리면 1년에 1분을 하겠더라. 매일 시간을 기록했다. 오늘도 플랭크 10분 하고 왔다”고 자랑했다. 
그의 일상은 9시에 일어나서 플랭크 하고 아침 먹고 스쾃 300번 하기였다. 이어 계단 22층을 오른 다음 만 보를 걷고 뛰고, 점심 먹은 후에 책 읽고 음악 들으며 앱으로 외국어 공부 2시간을 하는 것. 그는 “앱으로 공부한 지 8년 됐는데 아주 재밌다. 불란서 책도 거의 다 읽을 정도”라고 과시했다. 
하지만 이내 김영달 씨는 “후회되는 건 뭔가”라는 질문에 눈물을 왈칵 쏟았다. 그러면서 “집사람 때문에 하고 싶은 걸 다했다. 1~2년도 아니고 30년 동안 그랬다. 그러나 한 번도 잔소리를 안 했다. 보답을 못하고 잘해주지 못한 게 고맙고 미안하다. 그동안 도와줘서 감사하고 앞으로 열심히 애쓰겠다”고 약속했다. 
함께 자리한 그의 아내는 “하고 싶은 말은 별로 없다. 못한 것 없다. 사는 게 다 그런 거다. 살다 보면 사는 거다. 유학 가는 바람에 30년 살다 여기 와서 적응하려다 보니 세월이 너무 빨리 갔다. 그만하면 우리는 행복하게 잘 살았다는 생각밖에 없다”고 쿨하게 말해 유재석을 미소 짓게 했다. 
LG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 윤여순 씨는 알고 보니 배우 윤여정의 동생이었다. 그는 “제가 좀 더 예쁘지 않냐. ‘유퀴즈’ 나온다고 하니 언니가 살살하라고 했다. 언니가 오스카 수상을 했지만 가족이니까 쿨하게 ‘언니 정말 큰일 했다’고 했다”고 밝혀 놀라움을 선사했다. 
그의 인생은 화려했다. 미국에서 교육공학 박사를 딴 뒤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LG 그룹에 입사한 것. 윤여순 씨는 “마흔 넘은 박사 학위 여성을 한국에서 써 줄 일이 없는데 그래도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 하고 그래야 우리 엄마 딸이니까 했다. 41살에 스카우트 돼 상무, 전무, LG아트센터 대표까지 했다. 20년 정도 일했다”고 자랑했다. 
하지만 그 역시 시작은 쉽지 않았다. 윤여순 씨는 “40대 여자고 부장으로 오고 박사 타이틀이 있으니 너무 낯설어하더라. 저 역시 적응이 어려웠다. 사표를 써서 다녔다. 여성한테 불리한 게 많았다. 힘들고 억울하고 불편한 것 투성이었다. 운 적도 많았다. 그래도 최소한 적응을 못하고 나갔다는 얘기를 듣고 싶진 않았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는 “LG 전 그룹에 여성 부장이 셋 있었다. 그중 제가 임원 후보 1순위로 올라가게 됐다. 구본무 회장님이 제 성과를 물었고 미래 지향적인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하니 ‘그럼 딱이네요’ 하셨다. 전용차, 수행 비서, 임원 방이 따로 나왔다. 굉장히 편해지지만 성과를 내야 하는 책임이 커진다”고 강조했다. 
그를 만든 원동력은 어머니였다. 윤여순 씨는 “어머니에게 배웠다. 어머니는 30대에 딸 셋을 데리고 혼자 됐다. 학교 선생님이었는데 작년에 돌아가셨다. 아주 작은 일이든 큰 일이든 최선을 다했다. 독립심이 굉장히 강했다. 그런 분을 보고 살았으니 저절로 산 교육이 됐다. 유전인자였다. 최고의 수준으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걸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힘줘 말했다. 
마지막 게스트는 해운대 보건소에서 건강증진과장으로 지내고 있는 신승건 씨였다. 그는 “어릴 적 선천성 심장병으로 세 번의 수술을 받았다. 선생님이라 하면 학교 선생님보다 의사 선생님을 떠올렸다. 병원에 오가면서 자연스럽게 의사의 꿈을 꿨다. 3살 때 처음 수술을 받았다. 두 번째 수술은 초등학교 4학년 때, 마지막 수술은 고1 때였다. 인공 판막으로 교체해서 지금까지 잘 살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어 그는 “고1 때 수술 받기 전 아버지가 보호자 침대에 누워 계셨다. 잠이 안 와서 창문 밖을 봤는데 불이 켜져 있는 곳이 의학도서관이었다. 저와 다른 세상으로 느껴졌다. 내가 지금은 환자로서 병실 침대에 있지만 언젠가는 나도 저 의학도서관에서 환자들을 바라보는 삶을 살아야겠다 싶었다”며 의사를 꿈 꾼 계기를 설명했다. 
/comet568@osen.co.kr
[사진] 유 퀴즈 온 더 블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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