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16년→KBO 45G' 추신수의 변함없는 목표, 1경기 3출루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1.06.04 08: 12

SSG 랜더스 추신수(39)가 KBO리그에서 뛴 지도 어느덧 두 달이 지났다. 이 기간 그는 선수단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줬고, KBO리그 팬들의 수많은 관심을 모았다. 
추신수 자신도 그만큼 새로운 환경에서 많은 생각을 했고, 지난 야구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보냈다. 자신을 향한 큰 관심에 적절히 소통하며 ‘야구’ 이야기를 수시로 주위와 나눴다. 자신이 오랜 시간 야구를 하면서 깨우친 것들을 전하기도 하고, 새로운 환경 적응에 필요한 조언을 구하기도 했다. 
이제 어느 정도 연착륙에 성공한 추신수. KBO리그의 야구 문화, 새 유니폼, 새 야구장, 스트라이크존 등 모든 것이 낯설기도 했지만 그는 “적응이라는 말 뒤에 숨고 싶지 않다”고 했다. 지난 야구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현재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더 뚜렷한 기준을 세웠다. 

1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가 진행됐다.9회말 SSG 선두타자 추신수가 안타를 날리고 조동화 1루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1.06.01 / soul1014@osen.co.kr

추신수는 현재 자신이 SSG를 위해 뛰고 있는 만큼, 소속 팀이 한 경기라도 더 이기도록 도움이 되고자 할 뿐이다. 지난 2일 메이저리그 시절 맞붙었던 삼성 라이온즈의 마무리 투수이자 1982년생 동갑내기 친구 오승환과 ‘재회’ 후 추신수는 자신이 어떤 마음가짐으로 타석에 들어서는지 밝혔다. 
추신수는 지난 2일 삼성전에서 팀이 7-8로 추격하던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 9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삼성의 마무리 오승환을 상대했다. 메이저리그 시절 이후 오랜만에 다시 맞붙었다. 국내 첫 맞대결.
추신수는 오승환의 초구 직구를 타격했으나 파울이 됐고, 스트라이크가 된 두 번째 공(직구)은 반응하지 못했다. 2스트라이크 상황. 이후 슬라이더로 볼 두 개가 들어왔고 추신수는 잘 참아냈다. 5구째에 다시 오승환의 슬라이더. 추신수는 정확하게 당겨 치면서 우익수 쪽 2루타를 때렸다.
추신수는 오승환과 대결을 떠올리며 “항상 출루가 목표”라면서 “그런 생각을 갖고 (오) 승환이를 만나게 됐다”고 말했다. 
추신수가 말한 ‘출루’ 기록이 주목받고 있다. 추신수는 최근 6경기 연속 출루하고 있다. 이 기간 볼넷만 11개 골랐다. 3경기 연속 2안타 경기로 좋은 타격감도 보여주고 있지만, 선구안도 돋보인다. 추신수의 선구안을 두고 김원형 감독은 “정말 좋은 것 같다”고 감탄했다.
추신수는 2일까지 40개 볼넷을 골랐다. 리그 타자 중 3번째다. 타격감까지 살아나는 상황에서 좋은 선구안을 바탕으로 출루율도 .415로 상승했다. 리그 11번째. 팀 내에서는 최정 다음으로 높다.
그는 꼭 안타가 아니어도, 누상에 나가는 게 목표라고 한다. 그렇게 후속 타자에게 징검다리를 놓는다. SSG가 경기 후반 결과를 뒤집는 집중력으로 선두에 오른 원동력의 배경에는 추신수 영향이 크다는 게 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의 시선이다. 
추신수는 이 점을 두고 “오래 해오던 야구다. 어렸을 때 배운 것은 파워 타자보다는 좋은 타자가 되는 것이었다. 원하는 공을 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삼진도 적지 않다. 추신수는 “지금 삼진을 많이 당하기도 한다. 처음에 와서 삼진에 민감하기도 했다. 삼진을 안 당하려고 하다 보니 더 당했다. 소극적으로 됐다”고 되돌아봤다. 그래서 그는 메이저리그 시절 기록을 살펴봤다.
“하던대로 하자”는 게 추신수가 찾은 해결책. 그는 “원하는 코스 있으면 노려서 치고, 아니면 버린다. 그래서 최근 성적도 나아지는 듯하다”면서 “메이저리그에서나 한국에서나 내 목표는 ‘하루 3번의 출루’다. 매 경기 이렇게 한다. 나는 운 좋게 미국 마이너리그 시절 지도자들에게 ‘일단 자신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설정하고 선구안을 키우는 게 중요하다고 배웠다”며 다시 한번 출루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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