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 있을 때는 몰랐을 것이다. 중견수 정수빈의 수비 범위가 이렇게 넓은 지를.
최주환(SSG)은 4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과의 시즌 6차전에 5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무안타 1삼진으로 침묵했다.
시즌에 앞서 4년 총액 42억원에 두산에서 SSG로 둥지를 옮긴 최주환은 이날 첫 친정 나들이에 나섰다. 그 동안 두산과 총 5차례 맞대결이 있었지만, 햄스트링 손상으로 4월 26일부터 5월 21일까지 약 한 달간 결장하며 만남을 갖지 못했다. SSG는 두산과 4월 30일~5월 2일 잠실에서, 5월 14일, 17일 문학에서 맞대결했다.

1회 2사 1, 2루 찬스서 첫 타석이 찾아왔다. 최주환은 타석에 들어서기 전 헬멧을 벗고 1루와 중앙 관중석을 향해 차례로 고개를 숙이며 정든 두산 팬들을 향한 예의를 표했다. 두산 팬들도 큰 박수로 최주환의 인사에 화답했다. 그러나 방망이에 평소보다 힘이 들어갔는지 유격수 뜬공으로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최주환은 이후 0-2로 뒤진 3회 2사 만루 찬스를 맞이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최원준의 초구에 2루수 뜬공으로 물러나며 역시 후속타를 치지 못했다.
0-3으로 끌려가던 6회에도 방망이가 무뎠다. 이번에는 1사 1루서 등장해 최원준과 무려 9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쳤지만,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타석이었다. 여전히 0-3으로 뒤진 8회 2사 1루 상황. 최주환은 박치국의 볼 2개를 침착하게 골라낸 뒤 3구째 직구(145km)를 제대로 공략해 큼지막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두산 시절 잠실에서 장타를 펑펑 날리던 그 모습이었다.
그러나 적으로 바뀐 두산에는 KBO리그서 수비 범위가 넓기로 유명한 중견수 정수빈이 있었다. 정수빈은 우중간으로 향하는 타구를 끝까지 쫓아가 그림 같은 플라잉 캐치로 이닝을 종료시켰고, 최주환은 전 동료의 슈퍼캐치에 진한 아쉬움을 삼켰다.
8회까지 득점을 올리지 못한 SSG는 마지막 9회 무사 만루서 폭투와 추신수의 적시타를 앞세워 1점 차 추격을 가했지만, 최종 2-3으로 패하며 두산전 4연패에 빠졌다. 최주환의 첫 친정 나들이도 아쉽게 마무리됐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