졸지에 2년차 영건이 2선발 되다…1위팀에 필요한 건 ‘화수분 야구’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6.05 10: 24

5선발 중 무려 3명이 부상으로 한꺼번에 이탈한 1위 SSG 랜더스. 지금 그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강화발 화수분야구다.
지난 4일 잠실 두산전에 앞서 만난 SSG 김원형 감독은 취재진에 두 가지 비보를 전했다. 팔꿈치 정밀 검진을 받으러 미국으로 향했던 박종훈의 수술 확정과 지난달 31일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로테이션을 소화하던 문승원의 팔꿈치 부상 이탈이었다.
박종훈은 5월 28일 대전 한화전 도중 우측 팔꿈치에 통증을 느끼며 자진 강판했다. 이후 사흘 뒤 서울의 한 병원에서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는데 보다 세밀한 진단을 위해 과거 류현진(토론토)의 어깨 수술을 집도했던 이 분야 최고 권위자인 닐 엘라트라체 박사를 만나러 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출국했다.

1회말 SSG 선발투수 양선률이 역투하고 있다. / soul1014@osen.co.kr

미국에서의 진단 내용도 같았다. 우측 팔꿈치 인대 손상에 따른 수술 소견이 나오며 결국 현지시간으로 오는 8일 수술 날짜를 잡았다. 김 감독은 “수술 결정이 났으니 올 시즌은 (박)종훈이 없이 가게 됐다”고 시즌 아웃을 알렸다.
여기에 돌연 문승원까지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하는 악재가 더해졌다. 문승원은 올 시즌 9경기 2승 2패 평균자책점 2.86의 호투 속 SSG 선발진의 한 축을 맡고 있었다. 지난 5월 14일 두산전부터 3경기 연속 6이닝 1실점 퀄리티스타트를 작성하며 최근 흐름도 좋았다. 그런 그가 왜 갑자기 팔꿈치에 통증을 호소한 것일까.
사실 문승원은 지난해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진행한 이력이 있다. 당시 인대 부분 손상 진단을 함께 받았는데 재활로 극복이 가능하다는 소견과 언젠가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종합해 인대 수술은 받지 않았다. 그러나 올 시즌 초반부터 팔꿈치에 다시 통증이 발생했고, 지난달 30일 대전 한화전이 끝나고도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결국 박종훈이 있는 로스앤젤레스로 향해 정밀 검진을 받기로 결정했다. 다음 주 출국 예정이다.
[사진] 왼쪽부터 르위키-박종훈-문승원
이 뿐만이 아니다. 외국인투수 아티 르위키마저 5월 29일 대전 한화전 조기 교체 이후 대흉근 염좌 진단을 받으며 약 4주 동안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대체 외국인선수 샘 가빌리오를 영입했지만, 서류절차와 자가격리로 인해 데뷔전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무려 선발 3명의 동반 이탈을 마주한 김 감독은 “외국인선수 포함 3명이 나가는 바람에 정신이 없다. 지도자 생활을 하면서 처음 있는 일이다. 팀의 기둥 선수가 3명 나가는 건 처음”이라며 “뭐라고 말씀드리기보다 나부터 일단 정신을 차려야할 것 같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결국 예상치 못한 대형 악재로 에이스 윌머 폰트에 이어 프로 2년차 오원석이 졸지에 2선발로 승격하는 강제 리빌딩이 이뤄졌다. 워낙 모든 게 갑작스럽게 이뤄진 터라 나머지 선발 셋은 아직 미정인 상황. 일단 오는 5일 잠실 두산전 문승원 자리에 화순고-동아대를 나와 지난해 육성선수로 입단한 우완 양선률이 출전할 예정이지만, 이 역시 임시이며, 아직 혼란이 완벽하게 수습되지 못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김 감독은 “폰트, 오원석은 6월 정상적으로 로테이션 지켜줘야 할 것 같다. 나머지 3자리는 그 때 상황에 맞게끔 2군에서 괜찮다고 하는 선수들을 선발할 계획”이라는 플랜을 밝혔다.
감독의 말을 종합해보면 기존 1군 불펜진에서 선발을 구하기보다 강화 SSG퓨처스필드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 새 얼굴을 불러들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새로운 선수들이 튀어나와 주전이 되는 이른바 ‘화수분야구’가 SSG 선발진의 핵심 키워드가 될 전망이다.
과거 두산 투수코치 시절 화수분야구를 직접 경험하고 지휘했던 김 감독은 “빈자리에 다른 선수가 들어와서 잘 던지면 또 그 선수에게는 또 다른 기회가 되는 것”이라며 화수분 선순환을 기원했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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