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야 최고참의 슈퍼캐치, 투수 막내가 웃었다…”표정 숨길 수 없더라” [수원 톡톡]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6.05 21: 35

“표정을 숨길 수 없더라.”
KT 위즈 투수진의 막내급인 선발 소형준(20)은 당찬 공을 던지지만 마운드 위에서 표정 변화가 거의 없다. 포커 페이스를 유지하며 자신의 투구를 펼치는 것이 소형준의 장점이기도 했고 지난해 신인왕 수상의 이유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시즌 초반 부진한 투구가 이어지며 무표정을 넘어 어두운 표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5일 수원 롯데전에서 소형준은 활짝 미소를 지었다. 7이닝 3피안타 1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올 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치며 팀의 8-1 대승을 이끌었다. 소형준 스스로도, 그리고 이강철 감독도 모두가 인정할만한 올 시즌 최고의 투구였다.

2회초 두산 공격을 삼자범퇴로 막아낸 KT 선발 소형준이 야수들을 맞이하며 미소짓고 있다. / dreamer@osen.co.kr

경기 후 소형준은 “시즌 초반부터 좋지 않은 투구를 해서 더 나은 피칭을 하기 위해 매일 신경써서 준비했다. 그런데 준비했던 것들이 안나와서 답답했는데 지난 광주 경기부터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지난해의 느낌이 오는 것 같다. 기분이 좋다. 시원하게 던져서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말 그대로 소형준은 그동안의 부진을 떨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다. 홀가분한 표정으로 인터뷰장을 찾은 소형준이다. 이날 호투의 원동력으로 “오늘 반대 투구도 몇 번 있었지만 초구 스트라이크를 많이 잡자고 생각했다. 그 전에는 잘 안됐는데 오늘은 잘 됐다. 상대 타자들도 쫓기고 해서 공격적으로 할 수 있었다”면서 “체인지업도 스트라이크 존으로 넣었다가 유인구로 던졌다가 했던 지난해였고 그래서 좋은 성적을 냈다. 오늘은 체인지업이 잘 들어가서 많이 던졌다”고 설명했다. 이날 체인지업은 91구 중 가장 많은 30개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경기 초반 터닝포인트는 3회추 수비였다. 2사 1,2루 위기에 몰렸고 김민수에게 중전 안타 성 타구를 허용했다. 그러나 2루수로 선발 출장한 내야 최고참인 박경수(37)가 몸을 날렸다. 다이빙으로 타구를 건져냈고 2루에서 1루 선행 주자를 아웃시켜 이닝을 끝냈다. 소형준 호투의 발판이었다.
그는 “(박)경수 선배가 캐치하신 것은 무조건 안타라고 생각했다. 고개 돌렸는데 다이빙을 하시더라”면서 “초반에  점수를 주고 했으면 경기가 박빙으로 가면서 어려운 상황으로 갈 수 있었는데 경수 선배님 덕분에 잘 던질 수 있었다. 감사하다고 많이 말씀 드렸다. 그리고 표정을 감출 수가 없더라”고 웃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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