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투는 무리였나…힘 빠진 믿을맨, 제구 난조에 결승타 헌납 ‘눈물’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6.06 19: 59

3연투는 무리였던 것일까.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시즌 8번째 맞대결. 선발 마운드에 나란히 오른 아리엘 미란다(두산)와 윌머 폰트(SSG)의 명품 투수전이 전개됐다. 쿠바 출신 미란다와 베네수엘라 출신 폰트가 선보이는 강속구와 낙차 큰 변화구에 타자들 방망이가 무디게 돌아갔다.
미란다는 3회 김강민에게 선제 솔로포를 맞았지만, 7회까지 SSG 타선을 4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묶었고, 폰트는 4회 호세 페르난데스의 동점 솔로포에도 8회까지 5피안타 무사사구 12탈삼진 1실점 역투를 선보였다.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열렸다.8회초 무사 1,2루 두산 이승진이 연속 볼넷을 허용한 뒤 정재훈 코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21.06.06/ youngrae@osen.co.kr

7회까지 미란다의 투구수가 110개에 달한 가운데 김태형 감독은 1-1로 맞선 8회초를 책임질 투수로 믿을맨 이승진을 택했다. 이승진은 시즌 24경기 1승 1패 2세이브 13홀드 평균자책점 1.95의 안정감을 뽐내고 있었던 상황. 1-1의 균형을 유지해줄 투수로 적합했다. 다만, 지난 4~5일 경기에 모두 등판해 세이브를 챙기며 다소 체력이 떨어져 있던 상태였다. 4일 투구수는 16개, 5일은 4개였다.
3연투에 나선 이승진은 선두 대타 박성한을 만나 초구 스트라이크 이후 볼 4개를 연달아 던지며 볼넷을 허용했다. 경기 전 김 감독이 “컨디션이 썩 좋아보이진 않는다. 그저께는 구속이 문제없었는데 어제는 구속이 나오지 않았다”라고 우려를 표했는데 선두타자 승부부터 그 우려가 현실이 된 모습이었다.
김강민의 희생번트로 1사 2루가 만들어진 가운데 이승진은 추신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헌납하며 계속 흔들렸다. 특유의 묵직한 강속구가 모두 스트라이크존을 허무하게 벗어났다. 그리고 결국 후속 최정을 만나 1B-1S에서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맞으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최정과 추신수의 동반 주루사로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결과적으로 이승진 카드는 실패로 끝이 났다.
두산은 9회 제이미 로맥에게 솔로포, 박성한에게 적시타를 맞고 추가 실점하며 결국 1-4로 패했다. 이날 승리하면 주말 3연전 스윕과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설 수 있었지만, 아쉽게 위닝시리즈에 만족한 채 한 주를 마무리했다. 이승진을 향한 지나친 믿음이 결국 독이 됐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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