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S 1⋅2위 없이 승패마진 +2승…최하위 롯데의 깜짝쇼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6.07 06: 02

팀 내 생산력 1,2위 선수 없이 주간 승패마진 +2(4승2패)를 기록했다. 대체불가 주전들 대신 ‘잇몸’들로 버티며 거둔 성과이기 때문에 값지다. 롯데는 체질개선을 해나가고 있다.
롯데는 지난 주 키움, KT 등 중상위권 경쟁을 펼치는 팀들을 상대로 모두 2승1패 위닝시리즈를 달성하며 주간 4승2패를 마크했다. 특히 팀 내 OPS 1,2위를 다투는 이대호(.930, 내복사근 부상)와 안치홍(.832, 무릎 부상), 주축 선수 2명이 빠진 가운데 백업 선수들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성적까지 얻었다.
이대호의 결장 시기는 2주가 넘었다. 현재는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돼 복귀가 임박했다. 내복사근 부상에서 회복됐고 퓨처스리그에서 재활 경기를 치르고 있다. 래리 서튼 감독은 “이대호는 퓨처스리그에서 12~13타석 정도 소화한 뒤 콜업을 결정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재 퓨처스리그에서 4타석에 들어섰다. 다음 주 두산, KIA와의 홈 6연전 기간 중 콜업이 될 전망이다.

5회초 무사 만루 롯데 추재현이 2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1.06.04 / soul1014@osen.co.kr

안치홍은 이번 주중 키움과의 경기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무릎 인대 염좌 부상을 입었다.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역시 2주 가량 휴식이 필요하다는 전망이다.
팀 내에서 최고의 생산력을 선보이고 있고 해결사 역할을 자처했던 두 선수의 공백이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전 의존도가 유난히 높은 팀이었기에 두 선수의 이탈이 안그래도 최하위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팀의 하락세를 가속화 시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던 것은 당연했다.
경기를 마치고 롯데 안치홍이 래리 서튼 감독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rumi@osen.co.kr
그런데 되려 두 선수 없이 젊은 선수들이 예상 외로 공백을 충실하게 채웠다. 두 선수의 존재감과 생산력을 온전히 채울 수는 없지만 평균 이상의 활약상을 펼치며 팀을 상승 곡선으로 돌려놓았다.
이대호의 공백기 초반에는 허덕였지만 2군에서 콜업된 젊은 선수들이 조금씩 1군에 적응을 하면서 본궤도에 올라서는 모양새다. 이대호가 차지했던 고정 지명타자 자리를 전준우, 손아섭, 정훈 등 베테랑 선수들이 돌아가며 기용이 됐고 체력 안배를 하면서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반사 이익을 얻은 선수는 외야수 추재현이다.
추재현은 전준우, 손아섭 등이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서는 상황에서 외야 한자리를 차지해 꾸준히 경기에 나섰고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한 주간 추재현은 6경기 모두 출장해 타율 2할9푼2리 1홈런 4타점 5득점 OPS .870을 기록했다. 지난 6일 수원 KT전에서는 데뷔 첫 4안타 경기까지 완성하며 팀의 8-7 대역전극에 일조했다. 1군에서 꾸준히 기회를 줘야 한다는 명분을 스스로 만들었다.
안치홍의 자리는 김민수, 배성근, 오윤석이 돌아가며 채우고 있다. 타격적인 면에서 세 선수가 안치홍의 공백을 온전히 채우지는 못했다. 대신 돌아가며 기회를 얻으면서 경험을 쌓고 있다. 김민수는 주간 타율 1할8푼2리에 불과하지만 지난 2일 고척 키움전에서 데뷔 첫 홈런을 역전 결승 투런포로 장식했다. 수비에서 강점이 있는 배성근은 대주자와 대수비 등의 기회를 적절히 살렸다. 6일 KT전 대주자로 투입된 뒤 2루에서 깔끔한 수비를 펼쳤다. 역시 대역전극의 숨은 조연이었다. 오윤석은 두 선수에 비해 기회가 한정적이었지만 6타수 3안타를 기록했다.
주전 선수들의 의존도가 높았던 팀의 체질 개선이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 지난 한 주였다. 이대호와 안치홍이 다시 선발 라인업에 돌아올 경우 공백을 채운 선수들은 다시 벤치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더 이상 주전 선수들의 공백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되는 환경과 여건을 만들었다. 라인업에 어떤 선수가 나서도 납득을 할 수 있게 됐다.
젊은 선수들을 향한 막연한 가능성과 희망이 이제는 조금씩 확신으로 바뀌어 가는 과정을 두 눈으로 확인했다. 잇몸으로 버티면서 롯데가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성을 이어가고 있다. /jhrae@osen.co.kr
경기를 마치고 롯데 배성근이 이대호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rumi@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