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 최대치이다".
LG 트윈스 베테랑 차우찬(34)이 복귀에 성공했다. 지난 6일 KIA 타이거즈와의 광주경기에 선발등판해 5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4안타와 2볼넷을 내주고 4개의 탈삼진을 곁들였다. 기분좋은 승리를 안았다. 타선도 4회에만 9득점 빅뱅을 일으켜 베테랑의 귀환을 환영했다.
차우찬의 성공적인 복귀는 팀 선발진에 큰 힘이 됐다. 정찬헌의 말소, 임찬규의 부진에 함덕주의 선발기용도 여의치 않았다. 선발진에 구원자가 필요한 상황에 맞춰 돌아왔다. 다음 등판도 지켜봐야겠지만, 치열해지는 상위권 경쟁에서 중요한 선발진 옵션이 하나 생겼다.

류지현 감독도 크게 기뻐했다. "역시 차우찬은 대단했다. 재활 과정이 심적으로 매우 힘들었을텐데 그것을 이겨내주어 감독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야구선배로서도 축하한다.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묵묵히 재활을 담당하는 재활코치와 컨디셔닝 코치에게 감사한다"고 말했다.
구위와 제구에서 안정감을 보였다. 73구를 던졌는데 직구와 슬라이더를 중심으로 포크, 커브를 구사했다. 초반 제구가 흔들리는 듯 했으나 갈수록 예리해졌다. 특히 슬라이더의 궤적도 좋았다. 간간히 섞어 던진 포크와 커브도 타이밍을 뺐는 모습도 좋아보였다. 최고 구속은 146km, 평균 142km를 찍었다.
차우찬의 존재감을 보였던 장면은 유일한 위기였던 4회2사 2,3루였다. 좌타자 김태진을 상대로 헛스윙-파울-헛스윙, 3구 삼진으로 위기를 탈출했다. 모두 슬라이더를 낮게 던져 헛스윙을 유도했다. 차우찬은 "초구는 간을 보기 위해 던졌는데 스윙. 무조건 치려고 하는 것 같았다. 세 구 모두 유인구를 던졌는데 그게 잘 된것 같다"고 설명했다.
차우찬은 "5월부터 본격투구를 했다. 공을 던지긴 했는데 캐치볼 정도였다. 강하게 던진 것은 한달 정도 됐다. 답답했는데 2군 등판때 TV 중계를 보고 많은 이들의 연락을 받았다. 그때부터 재미있었다. 경기 출전하면서 복귀 희망도 보였다. 복귀 감격은 전혀 없다. 작년 시즌 중간까지 뛰다 다쳐서 빠졌고, 이제 전반기이다. 비시즌이 좀 길었다"며 살짝 웃었다.

동시에 "다치기 전보다 지금이 더 좋다. 팔과 몸 상태가 작년보다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어 "작년부터 말했는데 스피드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제구와 경기 운영에 더 신경쓸 것이다. 앞으로도 오늘 구위가 최대치이다. 이 정도의 구위가 될 것이다. 더 좋아지지는 않을 것이다"고 밝혔다.
"다만 경기운용과 순간순간 볼배합만 바뀔 것이다. 스타일을 바꾸는 과정이다. 작년 다치면서 확실하게 제구에 신경쓰기로 마음 먹었다. 그전에는 직구를 힘으로 던졌지만 코스만 보고 던진다. 앞으로 바뀌는 과정을 볼 것이다. 잘될지 안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마지막으로는 "뒤늦게 돌아온 만큼 나갈 때마다 집중해 열심히 던지겠다. 이기는 경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개인적인 목표이다. 올 시즌 아프지 않고 시즌 끝날 때까지 1군 마운드에 있겠다"고 약속했다. 차우찬은 인터뷰 내내 차분하고 담담하게 말을 이어갔다. 317일간의 재활을 거쳐 훨씬 단단해져 돌아온 모습이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