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탈락이 전화위복됐다. 3년차 거포 조한민(21)이 한화 리빌딩의 새 주역으로 떠올랐다. 내외야를 넘나드는 유틸리티 맨으로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지난달 25일 1군 콜업된 조한민은 8경기에서 24타수 8안타 타율 3할3푼3리 2홈런 5타점 7득점 4볼넷 7삼진 출루율 .429 장타율 .792 OPS 1.221로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지난 주말 NC 3연전에서 12타수 5안타 2홈런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8점차 역전승을 거둔 6일 창원 NC전에서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펼쳤다. 6회 추격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7회 동점 적시타, 9회 2루타를 폭발하면서 13-10 역전승을 이끌었다.

대전고 출신으로 지난 2019년 2차 8라운드 전체 73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조한민은 하주석 다음 유격수 자원으로 꼽혔다. 지난해 하주석의 부상으로 1군 기회를 잡았지만 25경기 타율 2할2푼 2타점 무볼넷 22삼진에 그쳤다. 실책만 5개를 범하며 수비에서 약점이 뚜렷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상무야구단에 입대 원서를 냈지만 탈락했다. 2월 거제 스프링캠프 도중 상무 입대 불발 소식을 접한 조한민은 설상가상 부상까지 당했다. 오른 종아리 비복근에 경미한 손상을 입어 퓨처스리그에서 시즌을 시작했다. 15경기 타율 3할2푼7리 2홈런 13타점으로 활약했다.

그러나 2루수 정은원, 유격수 하주석, 3루수 노시환이 자리 잡은 한화 내야에서 조한민이 들어갈 자리는 마땅치 않았다. 그래서 외야 겸업을 시도했다. 수베로 감독은 "운동신경이 뛰어난 선수들은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는 것이 좋다. 조한민이 외야를 보는 게 팀에도, 선수 개인에게도 플러스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1군 콜업 후 좌익수 3경기(3선발 23이닝), 3루수 2경기(1선발 9이닝), 유격수 1경기(1선발 9이닝), 우익수 1경기(1선발 8이닝), 1루수 1경기(1선발 8이닝)로 5개 포지션을 넘나들고 있다. 낯선 포지션에서도 실수 없이 무난한 수비력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타격에서 장점을 살리고 있다. 대전고 3학년 시절 규모가 큰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연타석 홈런을 터뜨릴 만큼 펀치력이 있다. 타고난 손목 힘이 뛰어난 데다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몸과 파워를 키우면서 장타자로 거듭났다.
많은 경기 수는 아니지만 지난해보다 눈에 띄게 발전한 선구안과 장타력으로 성장세를 뽐내고 있다. 거포 유틸리티로 잠재력이 꿈틀대기 시작한 조한민이 한화의 새로운 리빌딩 주역이 될지 기대감이 커진다. /waw@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