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가 "박용택 선배의 최다 경기 출장 기록을 뛰어넘고 싶다"고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강민호는 지난 8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와의 홈경기에서 개인 통산 1900경기 출장 기록을 세웠다. KBO리그 역대 21번째. 4번 포수로 선발 출장한 강민호는 1회 선제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4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삼성의 30승 선착에 이바지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마주 앉은 강민호는 "선취점을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KIA 선발 이의리의 직구가 워낙 좋아 직구에 포커스를 맞추고 타석에 들어섰다. 직구가 아닌 체인지업이 들어왔는데 코스가 좋아 안타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8일 현재 타율 3할5푼8리(151타수 54안타)로 강백호(KT)에 이어 이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야구의 3D 포지션으로 꼽히는 포수가 고타율을 기록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에 "현재 타율을 계속 유지하지 못하겠지만 순위 싸움이 치열한 가운데 타석에서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기분 좋다"고 웃어 보였다.
강민호에게 고감도 타격의 비결을 묻자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코칭스태프에서 회복할 시간을 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몸 상태가 안 좋을 때 경기에 나가면 팀에 마이너스가 된다. 확실히 낫고 경기에 나가니까 타격감이 좋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개인 통산 1900경기 금자탑을 세운 그는 "몸 관리를 잘해서 박용택(KBSN 스포츠 해설위원) 선배가 세운 개인 통산 최다 경기 기록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박용택은 2236경기를 뛰고 은퇴했다.

어느덧 30대 중반을 넘어선 강민호는 자신만의 루틴이 확실하다. 그는 "올 시즌 준비하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노하우가 생겼다. 이렇게 관리 잘하면 건강하게 3년 뛰면서 기록을 세울 수 있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또 "잘 먹고 잘 자는 게 최고의 보약"이라고 여겼다.
강민호는 '방심은 금물'이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롯데 시절 주전 포수라는 생각을 가지는 순간 하락하기 시작했다. 야구가 신기한 게 뭔가 됐다 하는 순간에 추락하더라. 은퇴하는 그날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6일 고척 키움전에서 7승 사냥에 성공한 원태인은 "(강)민호 형처럼 좋은 포수를 만난 건 내게 큰 행운이다. 민호 형 덕분에 6승 벽을 뚫었다"고 공을 돌렸다.
강민호는 "선배 칭찬을 너무 많이 한 것 같다"고 쑥스러운 표정을 지은 뒤 "태인이가 티 내지 않았지만 (연패 기간 중)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는 데 부담을 느끼는 것 같았다"며 "NC전이 끝난 뒤 '어차피 너 연봉에 엄청난 성적을 냈으니 부담 가지지 말고 편하게 던졌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냈다"고 전했다.
영건들의 든든한 버팀목 같은 존재인 그는 "처음 포수 할 때 선배들 뿐이었는데 이제 후배들을 이끌어야 하는 입장이다. 얼마 전에 롯데 (박)세웅이가 완봉승 달성 후 연락 와서 고맙게 생각한다. 후배들에게 야구 인생은 기니까 일희일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올해 못해도 내년 또는 내후년이 있다"고 말했다.
좌완 최채흥을 향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지난해 데뷔 첫 두 자릿수 승리를 거두는 등 커리어 하이 시즌을 달성했으나 올 시즌 1승 3패(평균 자책점 7.82)로 주춤한 모습이다. 강민호는 "(최)채흥이가 지난해 좋았다가 올해 안 좋은데 앞으로 야구하는데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분명히 플러스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