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 마차도 홈런에 CHC 리조 '썩소', 대체 어떤 사연이?
OSEN 이사부 기자
발행 2021.06.09 05: 33

[OSEN=LA, 이사부 통신원] 야구 중계를 볼 때 홈런을 치면 일반적으로 홈런을 얻어맞은 투수의 표정을 카메라가 비쳐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8일(한국시간) 펫코 파크에서 벌어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시카고 컵스의 경기 8회서는 홈런을 맞은 투수가 아닌 1루수의 ‘썩소(썩은 미소)’가 화면에 잡혔다.
홈런의 주인공은 샌디에이고의 매니 마차도, 그리고 1루수는 컵스의 앤서니 리조다. 무슨 일이 있었길래 마차도의 홈런 뒤 리조의 모습을 중계 화면에 담았을까?
바로 전 타석에서의 상황 때문이다. 마차도는 8회 말 첫 타석에 들어섰다. 상대 투수는 코리 애보트. 2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가운데로 들어오는 패스트볼을 잘못 쳐 공이 그 자리에서 엄청나게 높게 떴다. 리조가 달려왔고, 마차도는 1루로 살짝 가다가 당연히 잡힐 것이라고 생각하고 배트도 그대로 든 채 1루 홈 덕아웃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런데 리조가 1루 베이스 라인에서 살짝 벗어난 곳에서 공을 놓치고 말았다. 공은 리조의 글러브를 스친 뒤 오른쪽 가슴 윗부분을 맞고 파울 지역에 떨어졌다. 오히려 가까이 있떤 마차도가 리조에게 공에 맞은 부위가 괜찮은지를 물었다.

[사진] 샌디에이고의 매니 마차도(오른쪽)가 8일(한국시간) 펫코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 8회 말서 자신의 시즌 8호 홈런을 친 뒤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축하를 받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컵스 입장에서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을 수 있었던 상황에서 마차도 같은 타자에게 한 차례 기회를 더 준 것은 분명히 좋지 않은 시그널이다. 그리고 그런 행운의 기회를 절대로 놓칠 마차도도 아니었다. 
마차도는 바로 다음 타석에서 거의 눈높이로 들어오는 88마일짜리 슬라이더를 밀어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며 자신의 시즌 8번째 홈런을 날렸다. 그리고 샌디에이고는 6-4에서 7-4로 간격을 더 벌렸다. 그러니 리조가 ‘썩소’를 지을 수밖에….
마차도는 2021시즌 기준 연봉이 3200만 달러(약 357억원)로 메이저리그 전체 공동 7위다. 그런데 현재 타율은 이날 3타수 2안타를 쳤음에도 0.239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어깨 염증으로 인해 몇 경기를 건너 뛴 그가 서서히 달라지고 있다. 지난 5일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는 팀동료였던 조이 루체시를 상대로 왼쪽 담장 너머 2층 데크에 떨어지는 커다란 홈런을 쳤다. 또 이날 첫 타석에서도 안타를 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제이스 팅글러 감독은 경기 후 “그의 스윙은 아주 좋았다. 특히 두 번째 홈런처럼 오른쪽 방향으로 날아가는 타구를 보면 그가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lsb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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