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의 기록이라고 보기에 아쉽다. 낯선 투수가 됐다.
롯데 자이언츠의 에이스는 단연 댄 스트레일리다. 지난해 31경기 15승4패 평균자책점 2.50(194⅔이닝 54자책점), 205탈삼진, WHIP(이닝 당 출루 허용) 1.02의 기록을 남기며 메이저리그에서도 한때 이름을 날렸던 ‘클래스’를 선보였다.
하지만 1년 만에 스트레일리는 낯선 투수가 됐다. 우리가 지난해 지켜봤던 스트레일리의 모습이 아니다. 6월 들어 스트레일리는 2경기 연속 난조를 보였다. 3일 고척 키움전 3⅔이닝 8피안타 3볼넷 2탈삼진 8실점(5자책점)으로 흔들렸다. 한 경기 최다 실점 경기였다. 당시에는 실책 등이 끼어 있었기에 다소 불운했다는 분석이 많았다.

하지만 9일 사직 두산전, 스트레일리는 다시 한 번 난타를 당했다. 6이닝 동안 6피안타(2피홈런) 4볼넷 7탈삼진 7실점을 기록했다. 통산 두산전 성적(5경기 평균자책점 7.33)이 썩 좋지 않았던 스트레일리였고 다시 한 번 난조를 보였다. 그나마 투구수 관리를 잘 해내면서 6회까지 버틴 것이 위안이랄까. 현재 스트레일리의 성적은 12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4.18(64⅔이닝 30자책점), WHIP 1.42에 그치고 있다. 분명 기록에서 스트레일리는 지난해의 모습이 아니다.
지난해 200이닝에 가까운 많은 이닝을 소화했던 여파로 볼 수도 있지만 200개가 넘는 삼진을 뽑아냈던 구위는 여전하다. 탈삼진 능력은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9이닝 당 탈삼진은 9.48개였고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많은 9.60개를 뽑아내고 있다. 탈삼진 능력은 유지했다.
하지만 볼넷과 피홈런 수치가 늘어났다. 지난해 9이닝 당 볼넷은 2.36개로 특급 수치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3.62개로 1개 이상 불어났다. 피홈런도 지난해 10개의 피홈런만 내줬지만 올해는 아직 시즌 반환점을 돌기 직전인데 피홈런이 6개다. 지난해 수치의 절반을 넘었다. 1년 동안 타자들이 스트레일리의 공에 적응을 했고, 노림수도 수월하게 가져가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할 수 있다. 장타 허용이 늘어난만큼 실투가 많아졌다는 분석도 내릴 수 있다.
지난해 슬로우 스타터였던 스트레일리다. 하지만 12경기 구간에서는 이미 정상궤도를 회복했다. 지난해 12경기 시점에서 스트레일리는 승리는 2승(2패)에 불과했지만 평균자책점 2.29, WHIP 1.03을 기록했다. 올해는 그 모습이 아니다.
첫 시즌 철완의 면모를 보여주고 이듬해 부진했던 외국인 에이스. 2015~2016시즌, 롯데에서 활약한 조쉬 린드블럼(밀워키)이 떠오른다. 린드블럼은 2015년 롯데에서 데뷔한 뒤 32경기 13승11패 평균자책점 3.56을 기록했다. 무려 210이닝을 소화했고 180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그러나 200이닝의 여파였을까. 이듬해인 2016시즌 30경기 평균자책점 5.28에 그쳤다. 이닝은 177⅓이닝으로 줄었지만 피홈런은 이전 시즌과 같은 28개였고 9이닝 당 볼넷은 2.23개에서 3.91개로 급격히 상승했다.
최하위에서 반등이 절실한 롯데 입장에서는 스트레일리의 반등이 동반되어야 한다. 에이스가 등판한 12경기에서 4승7패 1무에 불과하다. 수비, 타선, 불펜의 도움을 받지 못한 경우도 많았지만 스트레일리 스스로 무너지는 경우도 많았다. 스트레일이의 정상궤도 회복이 절실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