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김원중에게 사직은 트라우마의 장소가 되는 듯 하다. 홈인 사직구장에서 다시 한 번 무너졌다.
김원중은 1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4-1로 앞선 9회초 세이브를 위해 등판했다. 하지만 3실점을 하면서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선두타자 양석환에게 좌전 안타를 맞은 뒤 박건우에게 적시 2루타를 허용했다. 이후 강승호에게 3루수 내야안타를 맞았다. 무사 1,2루의 위기. 김인태는 희생번트로 처리하면서 1사 2,3루가 됐다. 동점 주자까지 득점권에 나갔다.

이후 박세혁을 중견수 희생플라이러 처리해 아웃카운트와 실점을 교환했다. 1점을 더 내주며 4-3으로 추격을 당했고 2사 3루로 위기가 이어졌다.
결국 마지막 고비를 극복하지 못했다. 허경민을 상대로 동점 좌전 적시타를 내줬다.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시즌 4번째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이후 정수빈 타석 때 허경민의 2루 도루를 포수 김준태가 저지하며 겨우 이닝을 끝냈다.
그러나 김원중의 블론세이브가 패전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9회말 손아섭이 끝내기 안타를 뽑아내면서 김원중은 어부지리 승리 투수가 됐다. 7이닝 1실점 역투를 펼친 박세웅의 승리는 멀어졌다.
올해 김원중은 원정과 홈의 차이가 극명하다. 올 시즌 부진한 투구의 대부분은 홈인 사직구장에서 기록했다. 최근 3경기에서는 4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1승 2세이브를 기록했다. 그러나 앞선 경기들 대부분은 홈인 사직구장 마운드에서 고개를 떨궜다.
이날 1이닝 3실점 포함해 올해 사직구장에서 김원중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11.42(8⅔이닝 11자책점)에 달한다. 피안타율은 3할7푼1리. 2패와 함께 4번의 블론세이브 중 3차례를 사직구장에서 범했다. 지난 5월 11일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1이닝 4실점으로 부진했고 지난 29일 NC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도 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까지. 블론세이브가 홈인 사직에서 벌어진 것은 뼈아프다. 그나마 이날 팀이 승리를 거뒀기에 망정이지, 김원중에게는 다시 한 번 악몽의 날로 기억이 될 뻔했다.
불펜진이 헐거운 롯데의 상황. 김원중만한 구위와 배포를 가진 투수는 없다. 다만 앞으로 사직구장에서의 트라우마와 징크스를 극복하는 것이 김원중에게 중요할 전망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