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 강백호(22)가 신인 투수에게 3번 당했다. 한화 좌완 유망주 김기중(19)에게 3타석 연속 아웃된 뒤 자신의 머리를 6번이나 치며 자책했다.
강백호는 11일 수원 한화전에서 5타수 무안타로 침묵했다. 시즌 53경기 중 8번째 무안타 경기. 아무리 천재 타자라도 매일 잘 칠 순 없지만 이날 강백호는 스스로에게 잔뜩 화가 난 모습이었다.
데뷔 두 번째 등판을 가진 한화 좌완 김기중에게 맥을 못 췄다. 1회 무사 1,2루 찬스에서 김기중의 5구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배트가 따라나와 2루 땅볼 아웃됐다. 2회 2사 3루에서는 김기중의 초구 몸쪽 높은 직구를 건드려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혔다.

선두타자로 나선 5회에는 7구 풀카운트 승부를 벌였다. 볼카운트 1B-2S에서 5~6구 연속 낮은 볼을 골라낸 강백호는 그러나 김기중의 7구째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에 배트가 헛돌았다. 삼진 아웃. 신인 투수에게 3타수 무안타로 완패했다.
타석을 뒤로한 강백호는 스스로에게 화를 냈다. 덕아웃으로 향하며 배트로 자신의 헬멧을 한 번 쳤다. 이어 오른손으로 5번 연속 헬멧을 치며 강하게 자책했다. 6번이나 자신의 머리를 칠 정도로 자존심이 상한 모습이었다.
승부욕이 강한 리그 최정상급 타자 강백호가 신인에게 3번을 당했으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 2차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김기중은 프로에서 가장 맞붙고 싶은 타자로 강백호를 꼽으며 "KBO리그에서 타격이 가장 좋은 선수다. 힘 대 힘으로 붙어보고 싶다"는 말로 도전 정신을 보였다.
![[사진] 김기중 /한화 이글스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1/06/12/202106120108777336_60c38c02cd870.jpeg)
지난 5일 창원 NC전 선발 4이닝 1실점으로 성공 데뷔한 김기중은 이날 KT를 만나 강백호와 맞대결하는 꿈을 이뤘다. 강백호에게 던진 공 13개 중 힘으로 붙은 직구는 6개. 슬라이더 6개, 커브 1개로 변화구를 더 많이 던지며 유인했지만 득점권에 주자를 두고도 위축되지 않는 패기가 돋보였다. 이날 김기중의 성적은 4⅓이닝 5피안타 3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첫 등판보다 좋지 않았지만 강백호에게 승리하며 자신감을 얻었다.
김기중이 내려간 뒤에도 강백호는 침묵했다. 7회 강재민에게 2루 땅볼, 10회 주현상에게 3루 땅볼로 잡히며 5타수 무안타로 돌아섰다. 지난달 23일 대전 한화전에 이어 시즌 두 번째 5타수 무안타 경기. 시즌 타율이 4할7리에서 3할9푼7리로 1경기 만에 1푼이 떨어졌다. 지난달 26일 이후 12경기 만에 4할 타율도 붕괴됐다.

4월(.407) 5월(.418)에 비해 6월(.324) 타율이 눈에 띄게 떨어지며 첫 고비를 맞이한 모습이다. 시즌 전체로 보면 한화를 상대로 5경기에서 22타수 3안타 타율 1할5푼8리로 유독 약했다. 한화전에서 유일하게 홈런도 치지 못했다. 한화 신인에게도 3번이나 당한 강백호가 남은 한화전 11경기에서 부진을 만회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