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G 연속 QS+’ 마침내 털어낸 제구 불안, “팀 승리만 생각했더니…” [잠실 톡톡]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6.12 23: 19

두산 외국인투수 아리엘 미란다가 고질적인 제구 불안을 털고 효자 외인으로 거듭났다.
두산 베어스는 1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7차전에서 8-3으로 승리했다. 이날 결과로 전날 패배 설욕과 함께 최근 2연패, LG전 3연패에서 탈출하며 시즌 29승 26패를 기록했다.
미란다는 선발투수로 나서 7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비록 9회 홍건희가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시즌 6승은 무산됐지만,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플러스와 함께 탈삼진 부분 1위를 지키며 최근 기세를 그대로 이었다.

7회말을 마친 두산 선발 미란다가 덕아웃으로 들어오며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1.06.01 /rumi@osen.co.kr

미란다는 경기 후 “난 내 역할을 했고, 팀이 이길 수 있어서 기쁘다. 최소 실점을 통해 팀 승리에 기여하려고 했는데 그게 이뤄졌다”고 승리 불발에도 밝은 표정을 지었다.
9회 동점 허용에 대한 아쉬움은 없었을까. 미란다는 “별 생각이 없었다. 어차피 팀이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여전히 있어 괜찮았다”고 말했다.
미란다는 이날 차원이 다른 안정감을 뽐냈다. 5회 1사 후 김민성에게 솔로포를 맞을 때까지 퍼펙트 행진을 펼쳤고, 8회 1아웃까지 투구수가 97개일 정도로 완벽한 제구가 이뤄졌다. 최고 구속 152km의 직구 아래 슬라이더, 체인지업, 포크볼 등을 적재적소에 곁들인 결과였다.
시범경기 ⅔이닝 5볼넷 7실점 난조를 비롯해 5월 중순까지 잦은 기복에 시달렸던 그가 어떻게 효자 외인이 된 것일까.
미란다는 “똑같은 루틴으로 똑같이 준비했는데 결과만 달라졌다”며 “직구, 포크볼을 주로 이용하는 패턴도 도움이 됐다. 그러나 딱히 준비 과정에서 변화를 준 건 없다”고 밝혔다.
미란다의 KBO리그 적응 뒤에는 같은 쿠바 국적의 호세 페르난데스의 도움도 있었다. 그는 “존재 자체가 크다”며 “페르난데스는 여기서 3년을 뛴 선수다. 이 곳의 문화를 잘 알고 있다. 최근에 많은 조언을 듣고 있는데 내가 기댈 수 있는 존재”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 미란다도 KBO리그에 적응했다고 봐도 될까. 그는 “아직 완벽하게 적응한 건 아니다”라며 “매 경기 더 좋은 투구를 하고, 더 리그에 적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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