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동료니까 봐준다’ 153km 강속구 맞고도 폭소, 적으로 만났어도 훈훈한 우정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06.13 20: 24

탬파베이 레이스 브렛 필립스(27)가 강속구에 맞고도 웃음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을 넘겼다.
탬파베이는 13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 필드에서 열린 볼티모어 오리올스와의 홈경기에서 5-4로 승리했다.
필립스는 9번 우익수로 선발출전해 2타수 무안타 1득점 1볼넷 1사구를 기록했다. 안타를 때려내지는 못했지만 이날 경기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사진] 탬파베이 레이스 브렛 필립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4회말 2사 1루에서 볼티모어 선발투수 호르헤 로페즈를 상대한 필립스는 2구째 시속 95마일(152.9km) 포심에 어깨를 맞았다. 공에 맞자마자 필립스는 당장이라도 마운드로 달려들 것 같은 모션을 취했고 심판은 곧바로 필립스를 말리기 위해 달려나왔다.
하지만 필립스는 로페즈를 바라보고 몇 마디 말을 하더니 웃음을 터뜨리고 괜찮다는 듯 두 손을 들고 1루로 걸어나갔다. 필립스를 맞춘 로페즈도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메이저리그 공식매체 MLB.com은 “필립스와 로페즈는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같이 뛰었고 2018년에는 마이크 무스타커스 트레이드의 반대급부로 함께 캔자스시티 로열스로 넘어갔다”며 필립스와 로페즈의 관계를 설명했다. 두 선수는 2020년 서로 다른 팀으로 헤어지게 됐다. 필립스는 트레이드로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었고 로페즈는 웨이버 클레임을 통해 볼티모어로 이적했다.
필립스는 올 시즌 49경기 타율 2할1푼4리(117타수 25안타) 3홈런 15타점 OPS .658, 로페즈는 13경기(60⅔이닝) 2승 7패 평균자책점 5.64를 기록중이다. 상대전적에서는 로페즈가 4타수 무안타로 앞섰고 필립스는 이날 사구로 첫 출루에 성공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필립스는 "로페즈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동료였다. 나를 맞춘 것이 고의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 장난스럽게 '나하고 싸워보자는거야?'라고 말했다"라며 웃었고 로페즈도 "필립스는 내 형제나 마찬가지다"라며 우정을 과시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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