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트에 굴하지 않는다…수베로 시프트&강백호의 묘한 신경전 [오!쎈 수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1.06.13 20: 10

“원한다면 앞으로도 언제든지 번트를 대도 좋다.”
한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13일 수원 KT전을 앞두고 전날 강백호의 수비 시프트를 깨는 번트안타 두 방과 관련해 묘한 신경전을 펼쳤다.
올 시즌 일명 수베로 시프트라 불리는 극단적 수비 시프트를 가동 중인 한화는 전날 KT전에서 강백호의 기습적인 번트에 두 차례나 허를 찔렸다. 좌타자 강백호 타석 때 우편향 시프트를 가동했지만, 5회와 7회 3루 빈 곳으로 향하는 번트에 대응하지 못하며 모두 출루를 허용했다.

1회말 1사 1루 KT 강백호가 안타를 때려내고 있다. 2021.06.12 /youngrae@osen.co.kr

이에 수베로 감독은 “강백호가 최근 한화 투수 상대로 성적이 좋지 못해 어떻게든 출루를 하려고 번트를 댄 것 같다. 팀의 중심타자가 생각해낸 유일한 출루 방법이라고 느껴졌다”고 번트 안타 2개를 내준 기분을 전했다.
다만, 이로 인해 시프트 플랜에 변화를 줄 것이냐는 질문에는 “아마 점수가 가장 큰 요인이 될 것 같다. 김민우가 마운드에 있어 상황을 고려해야겠지만, 기본적인 스탠스는 그대로 간다”며 “선수가 원한다면 오늘뿐만 아니라 다음 경기도 언제든지 번트를 대도 좋다”며 계속해서 우편향 시프트를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강백호 첫 타석에서 가동된 수베로 시프트 / backlight@osen.co.kr
수베로 감독은 실제로 이날 1회 강백호 첫 타석부터 전날과 마찬가지로 극단적인 오른쪽 시프트를 가동했다. 2루 베이스 기준으로 왼쪽에 수비수 1명, 오른쪽에 3명이 자리한 시스템이었다.
강백호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째 커브에 기습적인 번트를 시도했지만, 헛스윙이 됐다. 이후 1B-2S에서 143km 직구에 루킹 삼진을 당했다. 
두 번째 타석은 달랐다. 3-2로 앞선 3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이번에는 2B-2S에서 6구째 직구(143km)를 제대로 받아쳐 좌중간으로 향하는 2루타를 때려냈다. 내야 시프트를 무력화시킨 장타였다. 그리고 조일로 알몬테의 2점홈런 때 득점까지 올렸다.
강백호는 이후 5회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6회 유격수 땅볼을 치며 타석을 마무리했다. 6회에는 1, 2루간 사이에 위치한 유격수가 타구를 처리하며 수베로 시프트가 승리를 거뒀다.
한편 이날 경기는 KT의 6-3 승리로 마무리됐다. KT는 최근 5연승, 3연전 스윕과 함께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반면 3연패에 빠진 한화는 최하위에 머물렀다. /backligh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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