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보다 볼넷이 많은 포수, 타율 .216 치고 칭찬받는 이유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6.15 14: 35

"꼭 칭찬을 하고 싶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인터뷰 때 가장 많은 질문을 받는 선수는 투수 김민우, 강재민, 내야수 하주석, 정은원, 노시환이 있다. 그런 수베로 감독이 질문도 나오기 전에 먼저 언급한 선수가 있다. 주전 포수 최재훈(32)이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최재훈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44경기 타율 2할1푼6리 2홈런 9타점 OPS .670. 한화 이적 후 지난해까지 4년간 기록한 타율 2할7푼8리 OPS .715에 비해 타격 성적 하락이 뚜렷하다. 도루 저지율도 2할5푼으로 10위권 밖이다. 이전 4년간 기록한 2할8푼보다 3푼이나 떨어졌다. 

210409 한화 최재훈.  /jpnews@osen.co.kr

하지만 수베로 감독은 최재훈의 보이지 않는 기여도를 높이 평가한다. 수베로 감독은 "타율이 낮아도 2번 타순에서 연결고리 역할을 잘해주고 있다. 투수와 계속 싸우면서 퀄리티 있는 타석을 소화하고 있다. 상대 투구수를 늘려주면서 정은원과 1~2번으로 굉장한 조합과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2번 타순이 고민이었던 한화는 지난달 14일부터 포수 최재훈을 테이블세터로 넣었다. 올해 최재훈은 안타(29개)보다 볼넷(31개)이 더 많다. 출루율이 3할7푼1리로 타율보다 1할5푼 이상 높다. 특히 2번 타순에서 65타수 13안타로 타율은 2할에 불과하지만 볼넷 17개를 얻어 출루율 3할8푼1리에 달한다. 
한화 최재훈이 선취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낸 뒤 이상훈 코치와 주먹을 치고 있다. /cej@osen.co.kr
타석당 투구수도 4.24개로 170타석 이상 타자 중 8위에 해당한다. 이 부문 1위인 정은원(4.50개)과 함께 끈질긴 승부로 상대 투수들의 투구수를 늘리고 있다. 임시방편이 될 것으로 보였던 '최재훈 2번 카드'는 이제 고정이 됐다. 포수 포지션이라 체력적인 부담이 크지만 2번을 자청할 만큼 의욕적이다. 
수비에서의 가치도 크다. 수베로 감독은 "경기장 안에서 크게 드러나지 않지만 투수 리드를 비롯해 홈플레이트 뒤에 앉은 포수 역할을 굉장히 잘해주고 있다. 리더십 관련해서도 많은 요구를 하고 있는데 최재훈이 계속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쉽게 지나칠 수 있는 포인트인데 꼭 칭찬하고 싶다"고 말했다. 
토종 에이스로 거듭난 투수 김민우도 "재훈이 형이 정말 많은 도움을 준 덕에 잘되고 있다. 경기 전 전력 분석 미팅부터 많은 이야기를 하며 조언을 받는다. 경기에 들어가서도 좋은 리드를 해준다"고 최재훈에게 고마움을 나타냈다. 
210413 한화 최재훈 /sunday@osen.co.kr
베테랑 백업 포수 이해창이 지난달 중순 이두근 부상으로 이탈한 뒤 최재훈의 부담이 더 커졌다. 3년차 포수 허관회도 뒷받침하고 있지만 아직 경험이 많지 않다. 팀 내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흔들림 없이 팀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파울 타구에 자주 맞아 몸이 성한 곳이 없지만 참고 뛴다. 2할대 초반의 낮은 타율에도 수베로 감독이 콕 집어 최재훈을 칭찬한 이유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