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33)가 수상하다. 우리가 알던 그 스트레일리가 아니다.
스트레일리는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5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시즌 6패(3승)째를 당하며 평균자책점이 4.26으로 올랐다. 규정이닝 투수 23명 중 평균자책점 21위. 그보다 높은 외국인 투수는 같은 팀 앤더슨 프랑코(5.16) 뿐이다.
스트레일리는 지난해 31경기에서 194⅔이닝을 던지며 15승4패 평균자책점 2.50 탈삼진 205개를 기록했다. 탈삼진 1위, 평균자책점 2위, 다승-이닝 3위에 랭크된 효자 외국인 투수였다.

올해도 5월까지는 10경기에선 3승(4패)에 머물렀지만 평균자책점 2.95로 투구 내용은 좋았다. 그러나 6월 들어 급격하게 나빠졌다. 6월 등판한 3경기에서 14⅔이닝 동안 무려 18실점(15자책)했다. 평균자책점 9.20로 6월 평균자책점 최하위다. 스트레일리 바로 앞이 롯데 나균안(6월 ERA 7.11)이다.
15일 한화전을 앞두고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오늘 스트레일리가 기대된다. 지난 등판 이후 두 번의 불펜 세션을 통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연습했다"며 부진 탈출을 위한 계기를 찾은 것으로 봤지만 여전히 스트레일리답지 않은 투구였다.
1회 시작부터 한화 1번 정은원에게 한가운데 직구를 던져 우월 솔로 홈런을 맞았다. 이어 정진호에게 체인지업을, 노시환에게 슬라이더를 공력 당하며 각각 안타와 2루타를 허용하며 추가 실점했다. 2~3회에는 볼넷만 3개를 내주며 제구가 흔들렸다.
5회에도 연속 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5회까지 3실점으로 막고 선발투수의 임무는 완수했지만 우리가 알던 스트레일리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9이닝당 볼넷이 2.4개에서 3.8개로 증가할 만큼 제구는 흔들렸고, 지난해처럼 강력한 구위도 보여주지 못했다.

지난해 200이닝 가까이 던진 후유증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그보다 많이 던진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KT)는 이상 없다. 10위로 처져 힘겨운 레이스를 하고 있는 롯데로선 어떻게든 부진 이유를 찾아야 한다. 그나마 한화전에선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은 아니었다. 다음을 위한 발판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