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이 원동력"…'발신제한' 조우진, 22년 무게감 담긴 캐아일체(종합)[Oh!쎈 현장]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6.16 17: 33

 올해로 데뷔 22년(햇수로 23년차) 된 배우 조우진이 처음으로 자신의 이름을 엔딩 크레딧 첫 번째에 올리게 됐다. 세월이 주는 무게감 만큼이나 그의 연기와 사람을 대하는 자세는 결코 가볍지 않다. 늘 한결같음을 유지하려는 진정성이 엿보인다고 할까. 주어진 것에 최선을 다하려는 그의 진심이 영화 ‘발신제한’에도 담겼다.
조우진이 첫 주연을 맡은 영화 ‘발신제한’(감독 김창주, 제공배급 CJ ENM, 제작 TPSCOMPANY CJ ENM)은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 분)가 아이들을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추격 스릴러를 표방한다.
조우진은 16일 오후 서울 이촌동 용산 CGV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발신제한’의 언론배급시사회에서 “(혜인 역의 이재인과 연기 합을 맞추며) 그 친구가 곁에서 버텨주지 않았다면 저도 연기하기 힘들었을 거다. (성규에 몰입했던) 원동력은 제 딸이다. 제 딸이 없었다면 저는 버티지 못했을 테고 성규를 표현하지 못했을 거 같다”라고 성규를 연기했을 때 느낀 감정을 이같이 전했다. 

1999년 연극으로 데뷔한 조우진이 활동 22년 만에 ‘발신제한’에서 단독 주연을 맡아 관객들 앞에 서게 됐다. 
“첫 단독 주연은…제가 너무 많이 나와서 부담이 된다. 조우진이라는 사람을 버리고 오로지 성규에 몰입하기로 했다. 여러 가지 말들이 있겠지만 제가 얼마 전에 제 팬카페에 글을 썼었다. 거기에 ‘발신제한이 개봉하고 홍보할 텐데 지금부터 펼쳐지는 모든 일은 단돈 50만 원을 들고 상경한 조우진에게 벌어진, 모든 일은 기적’이라고 적었었다. 오늘도 영화가 시작되는데 기적이 일어나고 있구나 싶었다.”
성규는 출근을 하던 중 의문의 남자로부터 ‘차에 폭탄이 설치됐다’는 전화를 받고 자신과 사랑하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한다. 성규의 딸 혜인은 아역배우 이재인이, 성규의 아내는 배우 김지호가, 의문의 남자 진우는 배우 지창욱이 맡았다. 
조우진은 “목숨이 오가는 상황에서 사람이 옴짝달싹할 수 없다면 어떨지, 제가 겪어 보지 않은 상황이라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했다. 보시는 분들이 장르적 쾌감을 느끼며 보길 바랐다. 스스로 극도의 긴장감을 품으면서 상황에 반응했고 카메라의 각도에 따라서 그 긴장을 담으려고 했다”고 표현한 과정을 떠올렸다. 그는 성규 캐릭터에 빠져 마치 한몸인 것처럼 연기로 표현했다.
그러면서 “끝나고 나니 혈압이 굉장히 올라가 있더라” 그때부터 혈압이 올라가 약을 먹었는데 오늘 다시 (혈압이) 오른다.(웃음)”라고 농담을 보탰다. 오로지 살기 위해 도심을 질주하는 성규의 긴박한 마음이 관객들에게도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메가폰을 잡은 김창주 감독은 성규 딸 혜인 캐릭터에 대해 “실제 제 딸을 이입시켰다. 그 캐릭터에 너무 빠져 있어서 제 딸까지 혜인의 나이로 착각을 했을 정도였다”라며 “인간이 극한 상황을 만났을 때, 가장 어려운 상황 속에서, 내 옆에 마음을 나눌 누군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봤다. 인간이 가장 밑바닥에서 같이 교감할 사람이 있을까라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라고 연출 의도를 설명했다. 성규는 뒷좌석에 앉은 딸, 아들을 구하고자 하면서도 혜인에게 정서적인 위로를 받는다.
이에 조우진은 이재인의 연기를 지켜보며 “지독하다고 느꼈다”라고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면서 “내가 그 나이로 돌아가면 ‘과연 이재인처럼 그렇게 할 수 있을까?’ 싶더라. 아끼고 보호해주고, 감싸주고 싶은 보석과도 같은 연기 천재”라고 칭찬했다. 
조우진이 그동안 여러 작품을 통해 배우들과 시너지를 냈지만, 94분간 펼쳐지는 ‘발신제한’을 이끌며 느꼈을 부담은 적지 않을 터다.
이에 그는 “(부담감을 잠재울) 해결법은 최대한 단순히 생각해서 극에 몰입하자는 마음이었다”라며 “배우 조우진은 던져 버리고 성규에 몰입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부담과 긴장을 이긴 자신만의 비법을 전했다.
“저는 처음부터 돈을 많이 버는 스타가 되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뒤돌아보지 않고 걸어왔는데 ‘발신제한’을 통해 그간의 삶을 돌아보게 됐다. 결론은 앞으로도 변함없이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이다. 이 영화가 개봉했다고 해서 ‘조우진이 주연배우가 됐다’는 생각은 안 한다.”
‘발신제한’은 이달 23일 극장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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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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