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 충실 '발신제한', 조우진 눈물겨운 부성애 담은 생존기[Oh!쎈 리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21.06.17 20: 45

 남부러울 것 없이 단란한 가정을 꾸린 은행센터장 성규(조우진 분)는 오늘도 아이들을 학교에 바래다주기 위해 아침 일찍 나선다.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특별할 게 없던 평범한 아침이었지만, 갑자기 조수석쪽에 놓여있던 휴대전화가 울리며 사건이 시작된다. 그것은 성규의 것도, 그의 아내(김지호 분)나 딸 혜인(이재인 분)의 것도 아니었다. 전화기 너머 의문의 남자 진우(지창욱 분)는 ‘차 안에 폭탄이 설치돼 있으니 돈을 보낼 때까지 절대 내릴 수 없다’고 협박한다. 셋 중에 한 명이라도 자리에서 내린다면 무조건 폭탄이 터진다고 경고한다.
‘발신제한’(감독 김창주, 배급 CJ ENM, 제작 TPSCOMPANY CJ ENM)은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감독 다니 델 라 토레·2016)을 리메이크한 작품인 만큼 원작의 서사와 인물 관계에 충실했다. 

영화 스틸사진

영화 스틸사진
원작에서도 남매 아이들을 태우고 출근하던 은행원 남자에게 발신번호 표시제한으로 의문의 전화가 걸려온다. 주인공 카를로스는 정체를 알 수 없는 남자로부터 ‘누구라도 자리에서 일어나면 폭탄이 터진다. 현금을 빨리 이체하라’는 협박을 받고 자신의 모든 재산과 사랑하는 아이들의 목숨을 담보로 범인과의 끊을 수 없는 통화에 응하게 된다. 
‘발신제한’에서는 조우진이 딸 역의 이재인과 부녀 케미스트리를 빚어내며 애틋함을 완성했다. 진우에 맞서 생사를 넘나드는 동안, 서로에게 의지하며 한층 더 각별해진 두 사람은 위기 속에서 가족을 향한 사랑을 발휘한다. 애초에 가족애를 전제로 한 이 드라마는 그야말로 애틋하고 끈끈한 가족애가 느껴진다. 
영화 스틸사진
제한된 공간인 차에서 의문의 남자로부터 협박 전화를 받고, 힘을 합쳐 그 위기를 헤쳐나간다는 소재는 다소 신선함이 떨어져 아쉽다. 이에 영화는 부산 올로케이션 카체이싱 액션으로 상쇄하고자 한다.
기저에 깔린 가족애, 부산을 배경으로 펼친 도심 카체이싱에는 제작진의 노력이 담겼다. 조우진과 이재인, 지창욱, 진경, 김지호 등 배우들의 사실적인 연기가 더해져 빛을 발한다.  
원작의 분위기를 따르면서도 한국적인 가족애가 더해졌다. 물질만능주의 속에 인간의 이기심과 인간적인 죄책감, 그 속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스틸사진
조우진이 한 손에 운전대를, 한 손에 휴대전화를 잡고 연기를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 협박범의 말에 따라 부산을 누비는 상황에서 성규와 경찰, 폭발물제거반 요원들의 차량이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액션신이 백미다. 
메가폰을 잡은 김창주 감독은 이 영화가 데뷔작이다. 앞서 드라마 ‘킹덤’ 시리즈, 영화 ‘히트맨’(2020) ‘나를 찾아줘’(2019) ‘안시성’(2018) ‘청년경찰’(2017) ‘터널’(2016) ‘끝까지 간다’(2014) ‘설국열차’(2013) ‘더 테러 라이브’(2013) 등의 편집을 맡았다. 러닝타임 94분. 이달 23일 극장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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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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