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3구삼진' 굴욕, 이정후는 일본투수를 잊지 않았다
OSEN 길준영 기자
발행 2021.06.17 05: 33

키움 히어로즈 이정후(22)가 올림픽에서 일본 대표팀에 선발된 오릭스 버팔로스 야마모토 요시노부(22)와의 재대결을 기대했다.
이정후는 지난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 3번 중견수로 선발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하며 키움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60경기 타율 3할5푼6리(222타수 79안타) 1홈런 38타점 OPS .967로 활약하고 있는 이정후는 이날 발표된 도쿄 올림픽 국가대표팀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외야수가 4명밖에 없는 엔트리 구성상 이정후의 역할이 중요해질 전망이다.

한국 대표팀 이정후가 땅볼로 물러나며 아쉬워하고 있다. /youngrae@osen.co.kr

이정후는 “이번이 네 번째 성인 대표팀이다. APBC, 아시안게임, 프리미어12는 모두 3년차 시즌 전에 나간 대회들이다. 그 때는 막내 선수였기 때문에 오히려 부담이 없었다. 그렇지만 이제는 그 때 함께 뛰었던 선배들 이름이 보이지 않고 내 또래 선수들이 보인다. 이제는 형들을 따라가기 보다는 내가 중심이 되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낀다”라며 올림픽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도쿄 올림픽 개최국이자 유력한 금메달 후보인 일본도 우리나라와 같은 날 대표팀을 공개했다.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스가노 토모유키(요미우리) 등 한국팬들에게도 익숙한 특급 에이스들이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이정후가 신경쓰고 있는 야마모토 요시노부는 한국팬들에게는 조금 생소한 투수다. 야마모토는 2019년 프리미어12 결승전에서 8회 등판해 이정후를 3구삼진으로 잡아내고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공은 단 8구밖에 던지지 않았다.
이정후는 “2년 전에 봤을 때 정말 좋다고 느꼈다. 나도 그렇고 그 선수도 이번 대회에서 얼만큼 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한 번 맞붙어보고 싶다”라며 승부욕을 불태웠다.
“아직도 기억이 난다”라고 말한 이정후는 “구질도 모두 기억하고 있다. 커브, 포크, 포크로 3구삼진을 당했다. 정말 공이 좋아서 건드리지도 못했다. 포크볼은 시속 140km가 넘게 나왔다. 원래는 선발투수로 알고 있는데 불펜투수로 나와서 더 빨랐을 수도 있다. 한 번 졌으니 이제는 이겨야한다”라며 웃었다.
올해로 일본 프로야구 5년차 시즌을 맞이한 야마모토는 올 시즌에도 12경기(86⅔이닝) 6승 5패 평균자책점 2.08로 활약중이다. 탈삼진 93개를 잡아내는 동안 볼넷은 16개만 허용했을 정도로 구위와 제구력이 모두 뛰어나다. 일본에서도 이번 대표팀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야마모토를 꼽을 정도다.
“일본이 유리하겠지만 그만큼 부담도 클 것이다. 이번에는 꼭 이기고 싶다”라며 일본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다짐한 이정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우리나라가 금메달을 따낼 때 나는 초등학교 4학년이었다. 어렸을 때 선배들을 보며 나도 국가대표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우리가 우승을 한 다음에는 초등학교 야구부인데도 내가 기가 살아서 친구들에게 자랑했다. 최근 야구의 인기가 시들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야구 인기가 살아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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