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투수처럼 던진다" 롯데 슈퍼루키도 잘 크고 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6.17 13: 06

"마치 메이저리그 투수처럼 던졌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지난 13일 사직 KIA전 더블헤더 1차전에서 구원승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한 신인 좌완 김진욱(19)을 이렇게 극찬했다. 외국인 감독 특유의 과장된 표현이긴 하지만 슈퍼루키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큰지 보여주는 코멘트다. 
2차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롯데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진욱은 올해 신인 중 최대어로 기대를 모았다. 선발로 개막 로테이션에 들어갔지만 프로는 만만한 곳이 아니었다. 첫 4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를 안으며 평균자책점 10.90으로 무너졌다. 조정 차원에서 2군에도 한 번 다녀왔다. 

7회말 롯데 김진욱 투수가 역투하고 있다. 21.06.15 / soul1014@osen.co.kr

6월부터는 선발이 아닌 구원으로 보직을 바꿨다. 지난 13일 KIA전에서 1⅓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로 막고 첫 승을 올리는 등 불펜에서 잠재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서튼 감독은 "마치 메이저리그 투수처럼 던졌다. 마운드를 점령한 것처럼 자신 있게, 자기 페이스대로 세 가지 구종을 원하는 곳에 넣었다"고 칭찬했다. 
16일 대전 한화전 더블헤더 2차전에선 첫 연투에도 나섰다. 3-3 동점으로 맞선 7회 등판한 김진욱은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내주며 결승점을 허용했다. 시즌 4패째를 당하며 평균자책점이 9.00으로 치솟았지만 투구 내용은 나쁘지 않았다. 
롯데 투수 김진욱이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1루수 정훈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 dreamer@osen.co.kr
최고 145km 직구에 110km대 각도 큰 커브가 돋보였다. 우타자 김민하도 김진욱의 원바운드 커브에 속아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2사 1,2루 위기에서 노시환에게 커브를 맞아 결승타를 허용했지만 낮게 잘 떨어진 공으로 타자가 잘 친 것이었다.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무너지던 초반의 김진욱이 아니다. 서튼 감독은 "많은 어린 선수들이 어느 시점에 있어 경기를 자기 페이스대로 슬로우하게 가져가는 것을 배울 것이다. 그러면 확실하게 성장할 수 있다. 김진욱도 그런 모습이 보인다. 조금씩 리듬을 타기 시작했고, 그것이 꾸준함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서튼 감독은 "경기를 슬로우한다는 것은 마운드에서 감정 컨트롤과 평정심 유지, 경기 중 어려움을 마주했을 때 극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도 승부처에서 리드 점수를 내줬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계속된 1,2루 위기에서 정진호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하며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같은 날 KIA 좌완 이의리는 신인 선수 중 유일하게 도쿄 올림픽 최종 엔트리 24명에 포함되며 태극마크의 꿈을 이뤘다. 광주 SSG전 더블헤더 2차전 선발로도 나선 그는 5⅔이닝 10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시즌 3승(2패)째를 거뒀다. 시즌 전 이의리만큼 또는 이의리보다 더 큰 기대를 받은 김진욱이지만 벌써부터 조바심 낼 필요는 없다. 이제 만 19세, 슈퍼루키 김진욱도 충분히 잘 크고 있다. /waw@osen.co.kr
롯데 김진욱이 훈련을 하고 있다./ksl0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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