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큘 아직 안봤어요?"..김준수, 11년째 무대에서 진심인 편 (종합)[Oh!쎈 초점]
OSEN 박소영 기자
발행 2021.06.17 16: 03

이래서 ‘샤큘 샤큘’ 한다. 저렴하지 않은 뮤지컬 티켓이지만 배우를 믿기 때문에 기꺼이 기회비용을 지불하는 것. 뮤지컬계를 주름잡은 김준수의 얘기다. 
현재 그는 뮤지컬 ‘드라큘라’로 관객들을 완벽하게 홀리고 있다. 지난 2014년을 시작으로 2016년, 2020년, 2021년까지 무려 네 번이나 ‘드라큘라’ 무대에 올랐는데 어느새 강렬한 레드 헤어 ‘샤큘(시아준수 드라큘라)’은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지난 5월 20일 첫 공연부터 김준수는 완벽하게 드라큘라로 분했다. 오로지 사랑하는 여인만을 위했던 안쓰러운 남자, 신의 저주를 받아 광적으로 변한 뱀파이어, 무대 위 김준수가 곧 드라큘라였다. 

그의 목소리는 더욱 호소력 짙어졌고 연기는 170분을 압도하기 충분했다. 운명의 여인 미나 앞에서는 애절함을, 자신을 위협하는 반헬싱 무리에게는 광적인 날카로움을 드러내며 극의 스토리를 쥐락펴락했다. 
네 번째 '드라큘라' 무대이기에 그의 ‘드라큘라’ 농도는 진해졌다. 절규하며 노래하는 김준수를 보며 관객들은 숨죽이며 함께 가슴을 부여잡았고 그의 호흡에 맞춰 극에 더욱 빠져들었다. 비주얼부터 노래, 연기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는 완벽함이었다. 
지난 14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김준수는 “4회째라 여유가 많이 생겼다. 앞서 가졌던 의문들에 대해 제가 연기하면서 답을 충분히 느낄 수 있게 됐다. 저 역시 공연을 하면서 여정을 찾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그는 전동석, 신성록과 함께 트리플 캐스팅 돼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전동석이 전통 뮤지컬 배우다운 묵직함을, 신성록이 그동안 쌓은 연륜을 앞세웠다면 김준수는 새빨간 헤어에서부터 느껴지는 사이코틱한 광기가 매력적이다. 
덕분에 ‘드라큘라 장인’이라는 찬사를 받고 있다. 김준수는 “더더욱 매 회 공연 때마다 최선을 다한다. 다른 배우들도 자신만의 해석으로 이끌고 있지만 저는 좀 더 사이코적인 기질을 부각시키려고 하는 것 같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와 한 번이라도 같이 호흡을 맞췄던 뮤지컬 동료들은 하나같이 ‘김준수는 내일이 없는 것처럼 노래하고 연기한다’고 칭찬한다. 관객들 역시 이를 느끼기에 200% 신뢰하는 믿음으로 티켓을 예매하는 셈이다. 
김준수는 “제가 해온 모든 작품이 다 소중한데 4연까지 공연을 올린 건 ‘드라큘라’ 뿐이다. 뮤지컬이라는 힘든 길을 좀 더 지름길로 안내해주고 뮤지컬 배우라고 불리는 게 부끄럽지 않게 해준 작품이다. 감사하다”고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2004년 동방신기로 데뷔한 김준수는 전 소속사와 법적인 문제 때문에 방송 출연에 문제가 생겼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숨통을 틔워 준 길이 바로 뮤지컬이었고 2010년 ‘모차르트!’를 시작으로 어느새 뮤지컬 데뷔 11주년을 맞이했다. 
지금까지도 어느 정도 방송 출연에 제약을 받고 있는 그다. 김준수는 앞서 방송 출연 없이도 지금의 자리에까지 올 수 있게 해준 원동력으로 뮤지컬을 꼽았던 바. 2021년 ’드라큘라’로 그의 뮤지컬 인생이 활짝 꽃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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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씨제스, 오디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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