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때문?" 100마일 사이영상 투수, 원인 모르는 잔부상에 답답증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1.06.17 18: 55

“구속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인지, 어디에서 답을 찾아야할지 모르겠다.”
100마일을 손쉽게 찍으면서 압도적인 투구를 펼쳤고 이제 사이영상을 넘어 MVP까지 넘보는 제이콥 디그롬(뉴욕 메츠)가 연이은 부상 강판에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디그롬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시티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3이닝 8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하지만 그의 완벽한 이닝은 3회가 마지막이었다. 우측 어깨 통증으로 조기 강판을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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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경기 평균자책점 0.54. 디그롬은 올해 역사를 쓰고 있다. 그러나 올해 유독 부상이 잦다. 지난 12일에는 6이닝 10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펼쳤지만 우측 팔꿈치 굴곡근 건염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마운드를 내려갔다. 올해 유독 잔부상이 잦다. 5월 초 광배근 부상으로 선발 등판을 한 차례 건너 뛰었고 이후 다시 마운드에 올랐지만 우측 옆구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바 있다. 허벅지 통증도 있었다.
2018년과 2019년, 2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하며 메이저리그 최고의 투수로 떠오르고 올해는 더욱 위력을 뽐내면서 경기 마다 팬들의 ‘MVP 콜’을 듣고 있는 디그롬이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 연속 200이닝 이상을 소화하면서 내구성에서도 큰 문제가 없었던 디그롬이다. 하지만 올해 그동안 당하지 않았던 부상이 한꺼번에 찾아오며 시즌 완주에 암초로 작용하는 모양새다.
루이스 로하스 감독은 “지난 등판에서 팔꿈치 통증을 겪은 뒤 부상자 명단에 올리지 않은 것에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트레이너와 코칭스태프, 프런트 모두 이 결정에 관여했다”면서 “그는 엄청난 힘을 만든다. 때로는 어떤 지점에서 몸에 긴장감을 유발시킬 지도 모르지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그의 메커니즘은 매우 깨끗하다는 것이다. 그것을 보는 것이 재밌고 투수로서 신체구조도 완벽하다. 긴 팔다리를 보는 것이 아름답다”며 투구 메커니즘의 문제는 아니라고 단언했다.
MLB.com에 의하면 “올해 디그롬은 100마일 이상의 공을 138개를 던졌다. 이날도 10개를 던졌다. 다른 선발 투수들이 던진 129개보다 훨씬 많은 수치다”라고 전했다.
이전 12일 등판에서 팔꿈치 통증으로 조기 강판 당한 뒤 낙관적이었던 디그롬이었다. 하지만 이번 우측 어깨 통증으로 강판을 당한 뒤에는 다소 경직된 모습이었다. 연이은 부상에 스스로도 자신의 상태를 낙관하기 힘든 듯 했다. 디그롬의 어깨 부상은 데뷔 이후 처음이다. 구속이 문제일 수도 있냐는 질문에 그는 “화가 났다. 잘 모르겠다. 솔직히 답답하다. 구속이 문제인지 다른 부분에서 문제인지 어디서 답을 찾아야할지 모르겠다”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어 이날 컨디션이 올 시즌 가장 좋았다고 판단했기에 더욱 아쉬움이 짙었다. 그는 “오늘 정말 실망스럽다. 기분이 좋은 상태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첫 두 이닝에서 올해 가장 좋은 기분을 느꼈다. 모든 것을 잘 해냈다. 하지만 3번째 이닝에서 문제가 터졌다”고 아쉬움을 곱씹었다.
일단 초기 검진 결과 우측 어깨에 큰 이상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18일, MRI 정밀 검진을 통해 추가적으로 상태를 확인할 전망이다. 검진 결과에 따라 부상자 명단 등재도 고려할 만하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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