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재간둥이 김지찬(20)이 향후 성장에 밑거름이 될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김지찬은 프로 2년차를 맞아 삼성의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단신이지만, 남다른 컨택 능력, 주루 센스, 수비력을 겸비하며 허삼영 감독의 신뢰를 얻는 데 성공했다. 시즌 기록은 52경기 타율 .256 1홈런 12타점 11도루.
전날 두산전에서는 0-1로 뒤진 3회 무사 1루서 우측으로 향하는 절묘한 번트안타로 선발 이영하의 흐름에 훼방을 놨다. 이는 후속 박해민의 실책 출루와 호세 피렐라의 결승 만루홈런을 뒷받침한 귀중한 출루였다.

이날 사전인터뷰 결과 김지찬의 번트는 작전이 아닌 본인의 판단에서 나온 것이었다. 허삼영 감독은 “어제 번트는 작전에 의한 것보다 본인 의지에 따라 움직인 것”이라며 “김지찬은 옵션이 참 다양한 선수다. 칭찬을 안 할 수가 없다”고 흡족한 미소를 보였다.
김지찬은 이날 두산전에서도 8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전날 2안타의 기세를 잇고자 했다. 김지찬의 기록은 3타수 2안타 1득점. 결과적으로 2경기 연속 멀티히트에 성공했지만, 수비와 주루서 치명적인 실수를 범하며 미소를 지을 수 없었다.
2회초가 가장 아쉬웠다. 0-2로 뒤진 2회 2사 1, 2루 위기. 허경민의 3-유간으로 향하는 안타성 타구를 어렵게 캐치했지만, 곧바로 시도한 2루 송구가 크게 빗나가며 우익수 앞으로 향했다. 그 사이 2루주자 박계범은 3루를 거쳐 홈에 도착. 상대에게 초반 승기를 내준 뼈아픈 실점이었다.
김지찬은 곧바로 0-3으로 뒤진 3회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좌전안타로 팀의 첫 안타를 담당했다. 빠른 주자 김지찬의 출루로 만회점을 향한 기대가 높아진 상황. 그러나 후속 김응민의 우익수 뜬공 때 아웃카운트를 착각하며 허무하게 이닝을 종료시키고 말았다. 상황을 2아웃으로 알고 있었는지 타구가 뜨자마자 전력질주를 단행했고, 2루를 지나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며 결국 귀루에 실패했다.
김지찬은 0-4로 뒤진 5회 2사 1, 2루에선 2루수 땅볼에 그치며 찬스를 살리지 못했다. 8회 다시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 박해민의 2루타와 호세 피렐라의 내야땅볼로 팀의 첫 득점을 담당했지만, 이미 상대에게 승기가 기운 뒤였다. 삼성 재간둥이가 성장통을 제대로 겪었다. /backligh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