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탈락했지만…최고 유격수는 하주석 너야" 수베로 위로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1.06.18 05: 31

모든 운동 선수들에게 국가대표는 꿈이다. 병역 혜택 여부를 떠나 태극마크를 가슴에 다는 것 자체가 선수의 명예이고, 자긍심이다. 
한화 유격수 하주석(27)은 지난 2014~2015년 상무에서 일찌감치 군복무를 해결했지만 누구보다 도쿄 올림픽에 나가고 싶어 했다. 올해 유격수 중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는 그는 상무 시절 외야 겸업 경험도 인터뷰를 통해 어필했지만 최종 명단에 들지 못했다. 유격수로는 리그 최고 수비력을 인정받은 오지환(LG)과 멀티로 활용 가능한 김혜성(키움)이 발탁됐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올림픽 최종 명단이 발표된 지난 16일 대전 롯데전을 앞두고 아쉽게 탈락한 선수들과 1대1로 짧게 대화했다. 어디에 내놓아도 수비력은 뒤지지 않을 하주석에겐 "난 여전히 네가 리그 최고 유격수 수비라고 생각한다"며 힘을 불어넣었다. 이날 더블헤더 1차전에서 하주석은 2루타만 3개를 치며 3타점을 폭발했다. 

하주석 /sunday@osen.co.kr

한화에는 하주석 외에도 유독 아쉬운 탈락자가 많았다. 2루수 중 최고 성적을 낸 정은원, 거포 3루수 노시환, 불펜투수로는 압도적인 성적을 낸 강재민이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병역 미필 선수들이다 보니 논란이 더 셌다. 수베로 감독은 기대가 컸던 만큼 상심해 있을 선수들에게 일일이 위로의 메시지를 건넸다. 
하주석, 노시환, 정은원(왼쪽부터)이 웃으면서 덕아웃에 들어가고 있다. / dreamer@osen.co.kr
안으로는 따뜻하게 격려하면서 외부로는 강한 메시지도 냈다. 특히 가장 아쉽게 탈락한 선수로 꼽히는 강재민과 관련해 "KBO리그 외에 또 다른 리그가 있는 줄 몰랐다. 강재민보다 더 뛰어난 구원투수가 어디에 숨어있는가?"라는 뼈있는 발언으로 선수의 기를 살려줬다. 
미국 마이너리그 감독을 15년간 지내며 어린 선수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수베로 감독은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선수들의 실망감이 컸을 것이다. 아쉽지만 대표팀 발탁 여부는 선수들이 어떻게 컨트롤할 수 없는 부분이다"며 "선수들과 대화하면서 위로의 말을 해줬다. 다들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좋은 기회가 또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다행히 한화 선수들에게 올림픽 탈락 후유증은 찾아볼 수 없었다. 정은원은 16일 더블헤더 2경기에서 6타수 3안타 3볼넷 1도루로 펄펄 날며 3할 타율을 돌파했다. 노시환도 1~2차전 연속 결승타 포함 9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으로 폭발하며 타점 1위에 올랐다. 휴식일이라 등판하지 않은 강재민도 덕아웃에서 활기차게 파이팅을 불어넣었다. 
6회초 1사 만루 상황 KT 박경수의 병살타 때 한화 3루수 노시환이 타구를 잡아 3루 포스아웃 후 1루로 송구해 타자주자도 아웃시켰다.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정은원-하주석과 대화 나누는 노시환(가운데). / dreamer@osen.co.kr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이 감정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고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여줬다"며 흐뭇해했다. 노시환도 "은원이형과 재민이형은 성적이 워낙 좋기 때문에 아쉽긴 하다. 하지만 올림픽에 떨어졌다고 야구 인생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 (2022년 항저우) 아시안게임도 있고, 좋은 기회는 또 있을 것이다. 선수들끼리도 결과에 신경 쓰지 말고 우리가 하던 것 계속 하자는 말을 했다"며 아쉬움을 뒤로하고 심기일전한 선수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