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9일 만에 건강하게 돌아왔다. NC의 불펜진 고민도 덜어질 수 있을까.
이용찬은 17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3-1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올라 1이닝 16구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15일 창원 KT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지난해 6월 3일 KT전 이후 379일 만의 1군 복귀전이었다.

8회 선두타자 대타 장성우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보냈다. 이후 조용호를 상대로는 2스트라이크 유리한 카운트에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고 1루 선행 주자를 잡아냈다. 그리고 황재균을 상대로 다시 한 번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면서 6-4-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솎아내 복귀전 첫 이닝을 무사히 마쳤다.
이용찬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었지만 겨울이 다 지나도록 계약을 맺지 못했다. 미계약 상태에서 개인 훈련으로 재활을 했고 재활을 마친 뒤에는 아마추어 팀과 독립리그 구단을 상대로 쇼케이스를 펼쳤다. 결국 지난 5월 NC와 3+1년 총액 27억 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무적 신세를 벗어났다.
첫 실전 등판과 1년이라는 1군 실전 공백이 있었지만 이전과 다름 없는 구위를 선보였다. 최고 145km의 구속에 포크볼, 커브, 슬라이더 등의 다양한 구종으로 KT 타자들을 노련하게 상대했다. 제구 역시 나쁘지 않았다. 경기 후 이용찬은 “처음 NC에 합류해서 마운드에 오르니 낯설고 특히 감회가 새로웠다. 오늘 부상 이후 정확히 1년보다 하루 일찍 복귀했는데 불펜에서 몸 풀면서 그동안 재활하며 고생했던 기억이 떠올랐다”면서 “처음이라고 다르게 한 건 특별히 없었다. 긴장하지 않고 늘 준비하는 대로 똑같이 준비했다. 마운드에 나와서 의지 형과는 사인에 대해 이야기 했다. 첫 경기라 정신 없고 어색했지만 기분 좋게 던졌다”고 NC 선수로의 데뷔전, 1년 만의 복귀전 소감을 전했다.
수술 이후 1년 여의 시간 동안 고생한 이용찬으로서도 마음고생을 덜어내는 첫 피칭이었다. NC 입장에서도 고무적이다. 마무리 원종현이 불안하고 셋업맨 임창민, 김진성이 불안했던 시기 눈을 돌려 찾았던 이용찬이었다 .이용찬이 불펜진의 고민을 덜어주기를 바라고 있다. 현재 NC 불펜진의 평균자책점은 4.39로 나쁜 편이 아니다. 그러나 6월 불펜 평균자책점 6.75로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다. 이용찬 영입을 결정한 시점보다 불펜진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이용찬을 영입한 이유를 스스로 확인한 셈이 됐다.
마무리 원종현에 대한 신뢰는 굳건하다. 그리고 이용찬에게만 기댈 수는 없다. 이용찬도 수술 이후 첫 시즌인만큼 관리와 배려가 필요한 상황. 그럼에도 희망적인 요소가 많다. FA 불펜 투수 흑역사가 반복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수술로 직전 시전 무리 없이 쉬었고 오히려 부상 부위 등이 깨끗해진 상태에서 돌아왔다. 최소 계약기간 만큼은 건재하게 활약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됐다. NC로서도 이 지점을 충분히 고려했을 터. 통산 90세이브의 마무리 투수 경험은 분명 NC에 힘이 될 수 있다.
이용찬도 그동안의 마음고생을 털고 다시 마운드 위에 섰다. NC의 불펜 마음고생도 덜어질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