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간판 타자 최정(34)이 홈런왕 출신 답게 ‘거포’ 위용을 뽐내고 있다.
최정은 17일 광주 KIA 타이거즈 원정에서 홈런 한 방을 날렸다. 지난 13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3경기 만에 홈런을 더 추가했다. 2016, 2017년 2년 연속 홈런왕 자리에 올랐던 그는 올 시즌 15홈런으로 이 부문 2위로 다시 홈런왕 경쟁을 하고 있다.
지난달 3할1푼1리까지 기록했던 타율은 현재 2할8푼6리로 다소 떨어져 있지만, 장타력은 여전히 살아 있다. 너무 동안이 뜨지않게, 장타를 생산하면서 상대 팀 투수들이 방심할 수 없게 만든다. 몰아치기 능력도 있어 타격감이 떨어진 듯 보여도 결코 쉽게 상대할 수 있는 타자가 아니다.

최정은 리그에서 해마다 홈런왕을 노릴 수 있는 타자다. 최정이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무대에서 뛴다면 ‘해결사’ 노릇도 해줄 수 있는 타자가 될 것으로 기대도 모았다. 하지만 최정은 이번 도쿄 올림픽 무대 출전이 불발됐다.
김경문 대표팀 감독은 지난 16일 올림픽에 나갈 24명 최종 엔트리를 발표했다. 투수 10명, 포수 2명, 내야수 8명, 외야수 4명으로 구성됐는데, 예비 엔트리까지 있던 최정이 빠졌다. 김 감독은 3루수로 두산 베어스의 허경민과 KT 위즈의 황재균을 데려가기로 결정했다.
아쉬운 선택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물론 이번 최종 24명을 보면 대표팀이 성적을 내는데 큰 힘이 될 선수들로 꾸려졌다. 타격 능력도 좋고 수비력도 뛰어난 선수들이다. 말 그대로 KBO 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최정의 도쿄행 승선 불발은 ‘의외’라는 의견도 있다.
대표팀 타선을 보면 오재일, 강백호, 양의지 등 장타력을 갖춘 타자들이 꽤 있다. 하지만, 강력한 홈런 타자는 아니다. 물론 국제 무대에 나갈 때 꼭 홈런 타자가 필요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런데 김 감독은 최종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오른손 타자를 발굴하는 것이 한국야구의 과제다”라고 했다.
17일까지 KBO 통산 홈런 부문에서 383개로 은퇴한 ‘국민 타자’ 이승엽(467홈런)에 이어 2위에 있는 타자가 최정이다. 분위기를 단번에 바꿀 수 있는 홈런을 생산할 수 있는 타자를 두고 김 감독이 ‘우타 거포’의 아쉬움을 꺼낸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김 감독은 최정을 제외한 점을 두고 수비력’을 이유로 꺼냈다. 그런데 수비력에서 차이가 있다고 보기에는 ‘최정의 수비력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라는 다른 의견도 있다. 최정은 올해 56경기에서 5개 실책을 기록 중인데, 허경민이 55경기에서 3실책, 황재균이 30경기에서 3실책을 기록하고 있다.
최정의 장타력이 가려질 만큼 수비력이 나쁘지 않다는 시각이다. 또한 중장거리형 타자들이 현재 대표팀에 많다면 최정의 활용 가치도 클 것이라는 의견이 모아지기도 했다.
최종 결정은 대표팀 감독의 몫이었고, 최선의 선택을 했을 것이라고 여겨지지만 홈런왕 출신이며 올해도 그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최정의 도쿄행 불발은 자못 의외의 결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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