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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몰아붙였다"…'발신제한' 조우진, 부성애로 완성한 타이틀 롤[인터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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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제가 긴장되고 부담이 되는 걸 보니, 개봉이 얼마 남지 않은 게 느껴진다(웃음).” 

배우 조우진(43)이 새 영화 ‘발신제한’(감독 김창주)의 개봉을 앞둔 소감에 대해 “너무 부담돼서 도망가고 싶다”라고 이같은 심경을 전했다.

그도 그럴 것이 데뷔 후 22년 만에 장편 상업영화에서 타이틀 롤을 맡았기 때문이다. 1999년 데뷔한 후 16년간 무명생활을 하다가 2015년 개봉한 ‘내부자들’(감독 우민호)에서 조 상무 캐릭터를 맡아 관객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조우진. ‘더 킹’ ‘보안관’ ‘브이아이피’ ‘남한산성’ ‘강철비’ ‘1987’ 등 여러 작품을 통해 다변화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주연의 자리에 오른 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번 영화를 했다고 해서 조우진이 주연배우가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내부자들’ 출연 당시를 떠올리며 "비유가 적절할지 모르겠는데 한푼도 없던 아이가 100원을 받은 게 더 감격스럽지 않나. ‘내부자들'에 출연했을 때 저는 아무 것도 없는 상태였는데 (캐스팅 되면서) 마치 100원을 받는 기분이었다. 조 상무로 발탁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더 감격적이었다”라고 비교했다.

그가 이끌어나간 ‘발신제한’(배급 CJ ENM, 제작 TPSCOMPANY CJ ENM)은 은행센터장 성규가 남매를 등교시키던 출근길 아침 ‘차에서 내리는 순간 폭탄이 터진다’는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를 받으면서 위기에 빠지게 되는 도심추격스릴러. 

성규 역으로 출연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거두절미하고 영화가 시작하는 게 좋았다. 자동차와 시나리오가 함께 달리는 듯한 느낌이 정말 매력적으로 다가왔다”고 설명했다. “제안을 받고나서 감독님이 ‘원작을 한 번 보라’고 하시더라. 그 이후로는 참고를 안 했다. 원작과의 차별점을 생각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발신제한’은 스페인 영화 ‘레트리뷰션: 응징의 날’(감독 다니 델 라 토레·2016)을 한국적인 정서를 반영해 리메이크 했다. 원작의 분위기를 따르면서도 한국적인 가족애가 더해졌다. 물질만능주의 속에 인간의 이기심과 인간적인 죄책감, 속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카체이싱의 편집점이나, 액션 스릴러 요소가 주는 건 감독님과 스태프가 챙길 테니 저는 부성애를 챙기자고 생각했다”며 “나라마다 부성애가 조금씩 다른 부분이 있는데 한국영화를 통해 가족, 그리고 딸에 대한 아버지의 마음을 표현하고자 했다. 주변을 바라보고 새록새록 떠올리게 만드는 연기를 하자 싶었다. 딸과의 케미스트리가 눈물을 자아내게 만들자, 공감하게 하자는 마음에 이재인과 대본 리딩을 많이 했다. 그런 것들을 잘 보이고 싶었다”라고 답했다. 

촬영 전 대본 리딩을 많이 했다는 그는 “최대한 대사를 입에 붙여 놓아야 속도감 있게 전달을 할 수 있다. 여타 어떤 작품보다 준비하는 시간이 많았다”며 “많지 않은 상대배우들과 미리 맞춰 놓아야 감독님이 원하는 걸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감독님이 원하는 찰나가 있었다. 그것들이 모여 영화가 완성된다는 말씀을 하셔서 그 찰나를 담기 위해 고민했다. 현장에서도 그 찰나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노력한 과정을 전했다. 

성규의 아내 연수는 배우 김지호가 맡았다. “성규가 아내와 얼굴을 마주보고 얘기하지 않는다. 눈을 거의 안 보는데, 대화를 많이 하지 않는 부부라고 생각했다. (대화 단절이) 일상화된 모습을 생각했다”고 캐릭터를 해석한 과정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모든 상대배우들과 만나 시나리오를 연습하며 대비했다. 그런 부분에서 준비가 된 거 같다. 그런 것들이 현장에서 발휘되지 않았나 싶다. 차 안이라는 공간을 잊어버리기 위해 노력했다”라고 회상했다. 

성규의 의상도 공을 들여 준비를 했다는 조우진. “(회사원들을 보면) 직급이 올라갈수록 정장의 색깔이 점점 연해지더라. 신입사원은 처음에 검정 재킷이나 남색 재킷을 입고 이후 팀장을 달거나 자리가 올라갈수록 체크무늬, 회색을 입으시더라. 점점 색이 연해지는 거 같았다. 의상실장님이 피팅할 때 ‘입어보라’고 정장을 주셨는데 그간 본 적도 없는 색깔이었다”라고 말했다. 

조우진이 ‘발신제한’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부성애. 성규가 가족을 위해 열심히 살아왔지만 돈을 번답시고 정작 가족들에게 신경쓰지 못하는 가장의 모습을 담으려고 했다고.

“진정성 밖에 없더라. 주어진 (성규의) 상황에 나 스스로를 몰아붙이자는 마음이었다. 근데 그게 너무 어려웠다. 이때까지 해본 연기 중에 제일 어려웠다. 물론 연기는 다 어렵다. 작품마다 그것에 맞춰서 (인물 상황 등을) 설계해야하는데, 하면서도 내가 ‘이걸 왜 한다고 했지?’라는 생각이 몇 번 들더라.(웃음) 이걸 어떻게 감당하려고 내가 하겠다고 했나 싶더라. 촬영장에서 긴장감도 만만치 않았다.”  

조우진이 한 손에 운전대, 한 손에 휴대전화를 잡고 연기를 펼치는 모습이 인상적. 협박범의 말에 따라 부산 도심을 누비는 상황에서 차량이 충돌하면서 벌어지는 액션신이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그는 촬영하면서 악몽을 자주 꾸는 등 심적 육체적 부담감이 적지않았다고 한다. “제가 경기를 일으키듯 일어난 이유가 사고가 나는 꿈을 많이 꿔서다. 통제를 하고 작업하지만 어느 공간에서 갑자기 차나 오토바이가 나오진 않을지 걱정했다. 스태프도 저 못지않게 악몽을 많이 꿨을 거다. 그 부분에서 긴장을 갖고 극복해나갔다. 촬영 후 제가 가서 ‘정말 고생 많았다’고 안아줬다. 큰 사고 없이 끝나서 너무나 다행이고 축복된 작업이었다고 생각한다”는 소감을 남겼다. 

/ purplish@osen.co.kr

[사진]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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