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전, 이상학 기자] "정말 완벽에 가까운 타격을 하고 있다."
KBO리그 역대 최고 우타자 기록을 남기고 은퇴한 김태균(39) KBS N 스포츠 야구 해설위원은 지난 16~17일 대전 롯데-한화전을 중계하며 이 선수 칭찬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했다. 롯데 16년차 베테랑 타자 정훈(34)이 타석에 나올 때마다 상세한 타격 해설을 곁들여 칭찬을 거듭했다.
김태균 위원은 만 34세이자 우리나이 35세인 정훈을 두고 "지금이 전성기 같다. 몸쪽 공을 허리 젖혀서 배트 중심에 맞히는 기술은 정말 완벽에 가깝다. 올 시즌 신기술을 많이 장착했다. 떨어지는 공은 참고, 존에 들어오는 공은 놓치지 않는다. 배트를 내기면 하면 전부 중심에 맞아나간다"며 감탄했다.
김 위원은 "몇 년 전 사이판에 개인 훈련을 하러 갔을 때 (이)대호와 같이 왔던 정훈을 봤다. 그때도 정말 열심히 했던 선수로 기억한다"며 "타격 기술이 정말 좋다. 저렇게 잘 치는데 칭찬밖에 할 게 없다"면서 중계를 마친 뒤에도 정훈 칭찬을 멈추지 않았다.
김 위원뿐만이 아니다. 1990~2000년대 최고의 좌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한 '양신' 양준혁 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도 정훈의 타격에 대해 "팔로 스로우가 예술이다. 다른 야구인들은 스윙을 고치라고 지적하지만 내 눈에는 저렇게 쳐야 한다. 다소 거칠어 보여도 맞는 순간 자기가 갖고 있는 힘을 잘 전달하면 최고의 타격폼이다"며 극단적인 어퍼 스윙을 구사하는 정훈의 개성을 높이 평가했다.
타격의 신들이 감탄하고 찬사를 쏟아내고 있는 정훈은 만 34세에 커리어하이 시즌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56경기에서 타율 3할3푼2리 72안타 6홈런 37타점 30볼넷 40삼진 출루율 .414 장타율 .475 OPS .889를 기록 중이다. 비율 기록은 전부 개인 최고 수치. 특히 최근 14경기 연속 안타 포함 6월 타율(.446) 리그 전체 1위에 올라있다. 이대호가 부상으로 빠진 4번 타순에서 훌륭하게 공백을 메우고 있다.
지금 페이스라면 FA 대박도 기대할 만하다. 정훈은 올 시즌을 끝으로 데뷔 첫 FA 자격을 얻는다. 지난 2006년 현대에 입단했지만 방출 후 현역 군복무와 고교팀 코치를 거쳐 2010년 롯데에 육성선수로 프로에 재입단한 정훈에겐 누구보다 오랜 시간이 걸린 FA 여정이다.
내년이면 만 35세가 되는 정훈은 FA 등급제에 따라 C등급을 받는다. 만 35세 이상 신규 FA 선수는 다른 팀이 영입시 보상선수가 붙지 않는다. FA 직전 연봉의 150%만 전 소속팀에 보상하면 된다. 올해 정훈의 연봉은 1억원으로 보상금이 1억5000만원에 불과하다.
30대 중반의 나이가 걸림돌이지만 보상 족쇄가 없는 정훈이라면 운신의 폭이 넓고 시장에서 수요가 높을 수 있다. 수비 포지션도 내야(1루수), 외야(중견수)를 넘나들어 쓰임새가 많다. 타격의 신들이 인정한 정훈이 35세 늦은 나이에 FA 대박의 꿈을 이룰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