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수베로호가 오심과 클러치 에러를 딛고 짜릿한 역전 끝내기 드라마를 썼다. 포기를 모르는 보살 팬들처럼 끝까지 달려들어 승리를 맛봤다.
한화는 1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의 홈경기를 4-3 끝내기 역전승으로 장식했다. 2-3으로 뒤져 패색이 짙던 10회말 1사 1, 3루 상황 정진호의 끝내기 2타점 2루타로 행복한 금요일 밤을 맞이했다. 시즌 26승 36패, 8위로 올라섰다.
결과만큼 과정도 멋있었다. 포기 할 법한 두 차례 위기를 딛고 승리해 그 열매가 더 값졌다. 5회 오심을 딛고 역전을 일구고, 연장 10회초 클러치 에러로 경기를 내주는 듯 했으나 말공격 1사 후 하주석의 3루타로 출발해 끝내기 드라마를 썼다.

#5회 노수광의 번트 스윙 아웃 오심 극복
0-1로 뒤진 한화는 라이온 힐리의 안타와 이성열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기회를 잡았다. 벤치의 사인을 받은 노수광은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SSG 선발 폰트의 4구째 커브가 크게 꺾이면서 타자 노수광의 왼발로 향했다. 번트 동작을 취하던 노수광은 방망이를 뒤로 뺐고, 원바운드된 공에 왼발 뒤꿈치 쪽을 맞았다.

몸에 맞는 볼로 1루에 걸어나간 노수광. 그런데 엉뚱한 판정이 나왔다. 폰트가 체크 스윙 여부를 물었고, 3루심 차정구 심판위원이 스윙 콜을 한 것이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곧바로 덕아웃에서 나와 어필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노수광도 황당했는지 1루에서 얼어붙은 채 한참을 서있다 덕아웃으로 들어갔다.

기록은 헛스윙 번트로 인한 삼진 아웃. 하지만 노수광은 몸쪽으로 오는 공에 일찌감치 방망이를 거둬 들였다. 폰트의 공이 홈플레이트에 도달하기 전에 이미 방망이를 뒤로 뺀 상태였다. 심지어 두 발이 배트 박스를 벗어난 것도 아니었다.
오심에 흔들릴 법도 했지만 한화는 김지수의 안타로 이어진 만루에서 정은원의 적시타, 최재훈의 몸에 맞는 볼로 2점을 내며 경기를 뒤집었다.



#연장 10회 정은원의 클러치 에러 극복
연장 10회초 2사 후 SSG는 이재원의 볼넷으로 걸어나간 뒤 정의윤이 중견수 오른쪽에 빠지는 2루타를 터뜨렸다. 여기서 한화 수비의 치명적 실책이 나왔다. 중계 플레이에 나선 2루수 정은원이 2루 커버를 들어간 유격수 하주석에게 송구했지만 빗나가 옆으로 빠진 사이 3루 주자 이재원이 홈을 파고들어 득점을 올렸다.


하지만 한화는 포기를 몰랐다. 10회말 SSG 투수 서진용을 상대로 1사 후 하주석이 좌측 깊숙한 3루타를 치고 나가며 동점 기회를 잡았다. 노시환의 볼넷으로 역전 주자까지 나갔고, 정진호가 좌측 펜스 상단을 때리는 큼지막한 2루타를 터뜨렸다. 그 사이 하주석에 이어 노시환까지 홈을 밟아 4-3 대역전승이 완성됐다.







위기에 흔들리지 않고 포기를 모르는 것이 강팀의 DNA. 내외부의 실수에 흔들리지 않고 연장 승부 끝에 승리의 열매를 따낸 한화 수베로호가 강팀을 향해 한 뼘 더 나아갔다.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