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문학 귀신’에 홀린 이후 한 달 동안 놀라운 반전을 만들어냈다. 귀신에 홀린 듯한 황당한 끝내기 패배는 오히려 쓴 보약이 됐다.
지난 5월 21일, LG는 문학 SSG전에서 어이없는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9회말 5-5 동점 1사 만루에서 3루수 땅볼이 나왔고, 주자 런다운 플레이 때 포수 유강남과 3루수 손호영이 모두 착각하면서 황당하게 경기가 끝났다. 이는 미국 메이저리그까지 소개될 정도였다.
‘귀신이 홀렸다’는 유강남의 말처럼 LG 선수들은 말로 설명하기 힘든 경험을 했다. 게다가 ‘황당 끝내기’의 충격에 이어 SSG전 3연전에서 스윕을 당하면서 6위(22승 20패)까지 밀려났다. 팀 분위기가 가라앉을 것으로 보였다.

한 달이 지났다. LG는 악재를 극복하며 보란듯이 순위표 1위에 올라있다. 치열한 상위권 경쟁에서 공동 2위 KT와 SSG를 1.5경기 차이로 따돌렸다.
LG는 이후 롯데 원정 2연전(1경기 백신 접종 취소)에서 모두 승리하면서 팀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이어 키움(2승1패), KT(1승1패, 1경기 우천 취소), KIA(2승1패), NC(2승1패), 두산(2승1패), 키움(2승1패)을 상대로 위닝시리즈를 이어가면서 승수를 쌓았다.
지난 주말 잠실구장에서 열린 KIA 3연전에서는 시즌 처음 스윕승에 성공하면서 단독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최근 4연승을 달리며 38승 26패(승률 .594), 승패 마진을 +12까지 늘렸다. 6할 승률이 눈앞이다. 한 달 동안 6연속 위닝에 성공하며 16승 6패(승률 .727)의 고공 질주를 한 것이다.
팀 평균자책점 1위인 탄탄한 마운드와 안정된 수비를 앞세워 지키는 야구가 빛을 발하고 있다. 외국인 타자 라모스가 허리 부상으로 이탈한데다 타격이 아쉽지만,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홍창기(타율 .318), 김현수(타율 .300), 채은성(타율 .297)이 상위타선에서 공격을 이끌고 있다.
‘황당 끝내기’ 때 아웃된 주자 한유섬을 홀린 듯이 따라갔던 유강남은 이후 19경기에서 팀내 2위인 13타점을 올리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유강남은 “지난 일은 잊고, 앞으로 100경기에서 나 때문에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많이 만들자는 마음을 먹었다”고 했는데 몸소 실천하고 있다. 당시 패전 투수가 됐던 고우석은 11경기에서 10세이브 평균자책점 '0'의 무서운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LG는 한 달 만에 다시 문학을 찾아간다. 22일부터 SSG와 3연전을 앞두고 있다. 상위권인 SSG, 삼성, KT와 운명의 10연전이 시작된다. /orange@osen.co.kr
